K씨부부는 친구 딸의 귀국 피아노독주회에 초대되어 처음으로 음악회에 갔다. 연주자 이름이나 약력은 알겠는데 곡목은 무슨 뜻인지 모를 원어로만 되어 있다. 이윽고 연주회가 시작되고 한 악장이 끝나자 사람들이 박수를 치자 K씨도 따라 쳤다. 그런데 왠지 박수소리가 시원찮다. 아니나 다를까 옆자리 청중이 박수를 제지하는 신호를 보낸다. 박수를 잘못 친 것이다. 대개 3, 4악장으로 되어 있는 소나타곡은 모든 악장이 끝난뒤 박수를 쳐야 하는데 실수를 한 것이다.그러면 모든 기악음악에 천생연분처럼 붙어 있는 「소나타」란 무엇인가. 학교때 베토벤의 「월광소나타」,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을 감상한 기억이 되살아 날 것이다.
소나타(SONATA)란 「울려 퍼지다」, 「연주하다」라는 뜻의 이탈리아어의 소나레(SONARE)가 어원이다. 우선 소나타란 순수음악, 미를 추구하는 절대음악으로서 비교적 규모가 크게 설계된 악곡이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4개의 악장으로 된 것인데 일반적인 구성은 제1악장 빠른 소나타형식, 제2악장 서정적이며 가요적인 느린 악장, 제3악장 미뉴에트 또는 스케르초의 무곡악장, 제4악장은 론도 또는 소나타형식을 취한다. 때문에 「소나타」에는 「소나타형식」이 한 악장 이상 들어 있다. 참고로 어린이들이 즐겨 치는 「소나티네」는 규모가 작은 소나타를 말한다.
「소나타 형식」은 제시부, 전개부, 재현부로 되어 있다. 제시부는 성격이 다른 2개의 테마로 되어 있는데 제1주제가 남성적이라면 제2주제는 여성적이다. 전개부는 제시부의 두 개의 주제를 극적 변화와 발전으로 밀고 가는 부분이다. 이어 재현부에서는 제시부가 다시 반복된다. 대립관계에 있던 주제들이 하나로 통일을 얻게 된다. 이처럼 소나타형식의 핵심은 주제의 「대조」와 「반복」에 있다. 따라서 소나타를 들을 때 주제가 어떻게 반복되는가에 관심을 기울여 듣는다면 음악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소나타형식」은 대부분의 독주로 된 기악소나타 외에도 대개의 고전, 낭만파시대의 교향곡과 협주곡, 실내악의 제 1악장에 들어 있다.
소나타형식을 최고도로 완성시킨 작곡가는 다름아닌 베토벤이다. 때문에 그가 남긴 불멸의 32곡의 피아노 소나타를 가리켜 「피아노의 신약성서」라 부른다.
흔히 클래식을 「논리의 음악」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소나타형식의 기승전결의 탄탄한 구성력 때문이다. 논리와 감성이 조화된 소나타형식이야말로 인간이 만든 최고의 「창작틀」일 것이다.<음악평론가>음악평론가>
□약력
▲53년 부산출생 ▲경희대 음대및 동대학원 졸 ▲음악평론가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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