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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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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는 남서 태평양에 위치한 섬나라다. 면적은 한반도의 1.2배. 인구는 3백40만명. 풍광이 아름답고 살기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한국에서 이민가는 사람도 늘고 있다. 얼마전에는 대한항공의 직항로도 열렸다. 한국전쟁시에는 5천여명의 군대를 보내준 우방이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해서 한국과 뉴질랜드는 전통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 유엔등 국제무대에서 양국의 협조 또한 긴밀했다. 냉전시대의 외교 무대에서 뉴질랜드는 언제나 한국편이었다. 그 이웃에 있는 호주와 더불어 뉴질랜드는 한국 외교를 도와준 든든한 후원자였다. ◆이처럼 오랜 양국간의 우호관계에 최근 적신호가 나타났다. 외무부의 문서변조 사건이 뉴질랜드에서 터진 것이다. 이 사건과 관련된 한국외교관을 송환하려는데 뉴질랜드 정부가 협조를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송환요청을 했지만 허사였다. ◆이에 한국측은 12일 뉴질랜드주재 대사를 소환하는 강경책을 동원하게 된 것이다. 외교적인 항의나 압력수단으로 대사를 소환한 일은 처음이다. 내전이나 전쟁으로 주재국 사정이 위험할 때에는 대사와 직원들을 철수시키기도 하지만 우리가 외교적 제스처로 대사를 소환한 예는 아직 없다. ◆대사 소환은 대개 외교관계단절 직전에 취하는 조치다. 그리 멀지 않은 옛날 소련과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한국과 수교하자 북한은 그들 나라의 주재 대사들을 모조리 소환했었다. 북한은 한참뒤에 다시 파견하긴 했지만 외교적 항의 제스처로서는 상당히 강경한 수단이다. 전통 우방 뉴질랜드에 한국대사가 공석으로 남아 있는 기간이 길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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