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수사 「정치성」 의심때 가장 힘들어/「5·18」 철저한 법률검토로 최선다했다 자부2년의 임기를 마치고 15일 퇴임하는 김도언 검찰총장은 12일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퇴임의 심경을 밝혔다. 김총장은 검찰권의 독립문제와 관련,『제도면에서는 충분한 여건이 갖춰져 있다』면서 『검찰 스스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총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재임중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정치권은 물론 여론의 압력으로부터 벗어나 검찰권을 행사하는 일이 가장 어려웠던 점이다. 우리 사회는 정당한 검찰권의 행사를 정치적 의도나 감정적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정치권에 대한 수사때마다 표적수사니 야당탄압이니 하는 비난이 쏟아졌고, 철저한 수사가 이뤄졌다고 자부하는 성수대교 붕괴사고나 대구도시가스 폭발사고등 대형사고 수사때도 근거없는 축소·은폐 의혹이 뒤따랐다』
―최근의 잇따른 야당의원 수사에서도 표적수사 시비가 일고 있는데.
『정보수집과정에서 포착된 범죄정보에 따라 수사한 것을 정치적 사건으로 보는 시각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여권이 「검찰이 더 수사할 의원은없다」고 공언하는 것도 옳지못한 일이다』
―임기제 총장으로서 검찰권의 독립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검찰권의 독립은 제도보다는 검찰조직 구성원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 제도만 보자면 검사의 신분보장, 총장임기제등 충분한 여건이 갖춰져 있다. 검찰 스스로 강력한 의지를 갖고 실천하는 길밖에 없다』
―검찰권 독립이라는 측면에서 본인의 재임기간을 스스로 평가한다면.
『검찰권 독립이란 결국 법집행을 얼마나 공정하게 했느냐는 문제로 귀착된다. 그런 의미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평가는 여러분의 몫이다』
―재임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정부수립후 현직장관으로는 처음으로 구속된 이형구 전노동부장관과 대통령의 사촌처남, 민자당 성북지구당위원장 송철원씨 구속등이 심혈을 기울인 사건들이다. 또 성수대교 붕괴사건 당시 이원종 서울시장을 구속하라는 여론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소신있는 수사로 무혐의 처분한 것도 참 잘한 결정으로 기억에 남는다』
―12·12와 5·18사건을 불기소처분한데 대해 비난여론이 아직도 비등한데.
『역사적 진실을 철저히 규명한다는 자세로 수사에 임했다. 철저한 법률검토를 거쳐 최선을 선택했다고 자부한다.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 또 재판에 회부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봤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는 검찰의 기능을 도외시한 주장이다. 12·12사건은 이미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있었고, 5·18사건은 헌재에 계류중이므로 그 결과를 지켜봐 주기 바란다』
―내년 총선에 출마한다는 설도 있는데. 퇴임후의 계획이 있다면.
『출마설등은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는 낭설일뿐이다. 아직 뚜렷한 계획은 없다. 우선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행도 하고 읽지 못했던 책도 읽고 싶다. 또 영원한 검찰인으로 검찰의 발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볼 작정이다』<이희정 기자>이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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