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 타락했다. 변질 부패한 식품을 팔고 유통기한을 조작하고 성분표시를 허위 기재하고 함량을 속이고 터무니 없는 바가지 씌우기를 하는가 하면 하청대금을 상품권으로 지급하는등 온갖 변칙을 일삼고 있다.서울시가 추석 대목기간에 10개 소비자단체와 합동으로 유명백화점 28개 점포와 슈퍼마켓 식품제조업소등 총 2백21개소를 대상으로 일제 단속을 한 결과 변질된 식품을 팔거나 유통기한 성분배합등을 허위로 표시한 업체 1백25개소를 적발했다고 한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10개시도의 백화점등 46개 업체를 대상으로 추석성수품 특별 위생점검을 실시해 본 결과도 마찬가지여서 20개 업체에서 35건의 위반사항이 적발됐다. 조사 단속에서 적발돼 영업정지나 고발조치 당한 업체에는 국내 굴지의 유명 백화점들이 대부분 포함돼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추석을 전후해서 소비자단체들에는 백화점에서 배달된 선물세트가 변질 부패돼 먹을 수 없는 것이었다는 고발성 민원이 쏟아져 들어왔다. 상한 갈비를 배달받았다는 고발도 많았고 과일상자를 열어보니 맨 윗줄은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밑으로 내려갈 수록 알이 잘고 썩은 것이 많았으며 밑줄은 아예 스티로폴 같은 걸로 채워놓은 것도 있었다고 한다.
백화점이 바겐세일로 소비자들을 속이고 상품권을 변칙적으로 유통시켜 지탄을 받아오기는 했지만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는 줄은 미처 몰랐던 일이요, 어지간한 양심이면 뜨내기 장수들도 하기 어려운 짓이다.
신용의 상징이라는 백화점에서 이런 식으로까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영리추구를 해서 과연 얻는 게 얼마나 될지 궁금한 일이다. 사방으로 문이 열려 유통시장의 전면개방을 목전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백화점들이 선진적인 첨단 경영기법을 도입해서 경쟁에 살아남을 궁리를 하지 않고 구차스런 영리추구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은 백화점 스스로 묘혈을 파는 것이다.
백화점은 상거래와 신용질서의 중심축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도 이같은 소비자 기만과 질서문란을 가볍게 보고 방치해서는 안된다. 강력하고도 철저한 단속과 처벌을 통해 상거래 질서를 바로 잡아야 한다. 지난 10일에는 백화점이 육류등 식품의 가공일자를 고쳐 종전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은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된다는 대법원의 최종 판결도 나왔다.
소비자들도 백화점의 이같은 횡포에 대항해서 스스로 권익을 지킬 줄 알아야겠다. 소비자단체들을 중심으로 광범한 폭로 고발 운동을 벌여 백화점의 횡포를 소비자들의 힘으로 막는 노력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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