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의 21세기 견인차 삼호조선소/전라인 첨단자동화… 골리앗 2기 거느린 최대독 곧 완성/98년 매출1조원 목표 대형유조선·LNG선 개발도 박차목포역에서 남서쪽으로 20분쯤 차로 달리면 한라그룹의 21세기가 둥지를 틀고 있는 삼호조선소의 전경이 들어온다. 90만평의 광활한 부지에 각종 중장비와 덤프트럭이 부산하게 달리는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골리앗크레인의 위용이다.「ㄷ」자를 엎어놓은 형태로 버티고 선 골리앗크레인은 높이 1백, 너비 1백75의 덩치로 보는 이를 압도한다. 설치중인 2호기가 들어서면 2기의 골리앗을 가진 제1독은 시설규모면에서 기네스북에도 오르게 된다. 1천2백톤급의 블록(조립단위)을 들어 올릴 수 있게 돼 한 독의 동시처리 물량으로는 세계최대가 되기 때문이다. 대형유조선을 구성하는 최대 조립단위가 5백톤, LNG선의 탱크 하나가 6백톤이므로 어떠한 선박의 건조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삼호조선소의 위력은 거대한 외양보다는 내부에 감춰진 첨단자동화설비에 있다. 강재적치장에서 가공 판넬공장등 모든 라인이 자동화설비로 무장했다. 많은 일을 단시간내 처리할 수 있는 용접로봇과 0.3㎜의 정밀도를 자랑하는 판넬모서리연마기등은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된 첨단장비들이다.
지난4월부터 주컴퓨터에 의한 온라인시스템이 가동됐고 현재 구축중인 컴퓨터통합제조시스템이 완료되면 개별공장의 공정은 물론 공장간의 연결공정등 모든 업무가 컴퓨터에 의해 처리된다.
설계능력은 이미 수준급에 올라 있다. 삼호조선소는 첫 수주부터 선박 자체설계에 들어가 지금까지 10여척을 설계했다. 지난 6월 착공한 4만7천톤급 화학제품운반선과 16만8천톤급 살물선의 설계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그리스선주도 만족했다. 조선소 부설 선박해양연구소는 30만톤급 대형유조선 표준선과 첨단선박인 LNG선의 개발을 진행중이다.
최병권 조선소건설본부장은 『선박건조능력은 현재는 연간 1백50만톤으로 국내 4위수준에 불과하지만 생산설비에서는 최첨단 미래형 조선소』라고 말했다. 한라측은 삼호조선소의 매출액이 올해 7백50억원에서 98년에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형유조선과 컨테이너를 건조할 제1독과 LNG LPG등 특수선건조와 선박개조전용이 될 제2독을 중심으로 가공공장 곡블록공장 판넬조립공장등 부속시설이 들어서 삼호조선소 건설공사는 거의 마무리단계다.
한라그룹은 삼호조선소의 건설을 21세기 세계최고의 중공업그룹이라는 꿈을 향한 시발점으로 보고있다. 삼호조선소를 필두로 8월 착공에 들어간 각종 산업기계공장으로 삼호공단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방조제 건너편 해남에 철강단지 LNG기지등이 들어설 제2공단 설립에도 나설 방침이다.
76년 창원에서 당시 단일공장으로는 세계최대였던 종합기계공장(현 한국중공업)을 건설하면서 시작됐던 한라의 꿈이 20년만에 남도에서 새롭게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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