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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길은 멀어도…”/짜증대신 얘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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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고향,길은 멀어도…”/짜증대신 얘기꽃

입력
1995.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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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전용 차선은 원활/승합차이용 크게 늘어고향 가는 길은 멀고 힘들지만 마음은 이미 고향 툇마루에 가 있다. 대형사고가 꼬리를 물고 유난히 수해도 많았던 올 여름이 지나자맞나 찾아논 한가위를 맞아 설레는 귀향길이 또 다시 펼쳐졌다.

높은 추석물가에도 정성껏 준비한 선물 꾸러미를 들고 승용차와 열차 고속버스편으로 귀향길에 오른 시민들은 완연한 초가을 날씨 속에 차분한 마음으로 고향과 부모를 찾았다. 서울 궁내동 톨게이트는 7일 상오부터 차량들이 길게 늘어서 극심한 혼잡을 빚었지만 갓길 주행을 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얌체 기성객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귀성객들은 교통안내 방송을 청취하며 빠르고 쾌적한 귀향길을 찾아나서기도 했지만 귀성길에는 왕도가 없다는 생각으로 긴 시간을 참고 견뎠다. 승용차들이 거북운행을 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버스전용차선 구간은 평균시속 60∼70㎞를 유지해 승용차 귀성객들의 부러움을 샀다.

특히 9인승이상 승합차의 버스전용차선 진입이 허용돼 두가족 이상이 탄 승합차량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봉고차를 빌려 여동생 가족등 10명과 함께 고향인 전북 고창군에 간다는 정모(45·상업)씨는 「10시간이상 도로에서 보낼 각오를 하고 놀이판 담요 오징어 휴대용 좌변기등 오락거리와 먹거리 일체를 완벽히 준비했다」며 기쁜 표정이었다.

추석연휴를 앞당겨 대부분 7일부터 휴무에 들어간 구로공단 주변은 상오부터 2만9백여명의 근로자가 선물을 가득 안고 회사측에서 마련한 버스로 들뜬 귀향길에 올랐다.

그러나 수해로 큰 피해를 본 중부지방 출신 근로자들은 시름에 잠긴 부모님 생각에 한시라도 빨리 고향에 달려가고 싶은 마음에 초조한 기색이었다.<이현주·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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