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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곰탕?(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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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곰탕?(장명수 칼럼)

입력
1995.09.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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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인기있는 곰탕집 「현풍 박소선 할매집 곰탕」과 「현풍 할매 곰탕」이 한우를 사용한다는 선전과 달리 수입쇠고기로 곰탕을 끓여 왔다는 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그 식당의 단골 손님들은 입맛이 쓰겠지만, 수입쇠고기로 그처럼 인기 높은 곰탕을 만들어 왔다는 사실은 주부들이 관심을 가질만 하다.수입쇠고기는 한우에 비해서 값이 절반 수준이지만, 한우만을 고집하는 주부들이 꽤 많다. 수입고기는 감칠 맛이 적고 노린내가 난다는 것이 그 이유다. 장조림이나 스테이크 정도는 괜찮지만, 국과 찌개등 국물있는 음식은 수입고기가 적당치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가 한우를 더 좋아하는 것은 굳이 국산 농축산물 많이 먹기 운동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당연한 일이다. 오랜 세월 먹어 온 한우 고기가 우리 입 맛과 요리법에 더 잘 맞고, 또 수입고기에 대해서는 방부제 첨가등의 불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육점이나 식당들이 한우에 대한 애착을 악용, 수입고기를 한우로 속여 바가지를 씌우는 일이 자주 일어나는 상황에서 맹목적으로 한우를 선호한다는 것은 현명하지 못하다.

명절 선물용으로 백화점과 대형 쇼핑센터에서 파는 한우 갈비·정육세트 중에는 수입쇠고기가 많이 섞여 있고, 다른 부위의 고기를 갈비살로 끼워 넣은것이 많다는 사실이 그동안 여러번 적발되었으나, 많은 소비자들은 여전히 한우를 선택하고 있다. 선물용이니 받는 사람의 기분을 생각하여 가짜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을 품은채 한우 표시가 된것을 사는 사람도 많다.

박소선 할머니 생전에 유명했던 현풍할매 곰탕집은 87년 그가 세상을 떠난후 거액의 사용료를 내고 다른 사람들이 상호를 사용해 왔고, 현재 같은 상호를 사용하는 식당이 서울에서만 40개소가 넘어 분쟁이 잦다고 한다. 솜씨좋은 창업주가 세상을 떠난후에도 그 비법을 전수한 후계자가 식당의 명예와 전통을 이어가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속임수 장삿속에 살아 남는 전통이 없다는 사실을 한탄하고 있다.

그러나 이름난 식당들이 불고기 갈비 곰탕등에 대부분 수입고기를 쓴다는 것을 짐작하면서도 손님들은 한우라는 말에 그냥 속아 넘어가고 있는것이 현실이다. 가짜 곰탕(정확하게 말하자면 가짜 한우 곰탕)이라는 말 자체가 우스운데, 소비자들로서는 맹목적인 한우 선호로 바가지를 쓸게 아니라 수입고기라도 좋으니 맛있게 만들어 값을 내리라고 요구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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