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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시위… 지구촌 성난여론/불 핵실험강행­국제사회 반응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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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탄·시위… 지구촌 성난여론/불 핵실험강행­국제사회 반응 이모저모

입력
1995.09.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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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평양국 단교선언·대사소환 반발/미·영 등 보유국선 유감표명·동결촉구 그쳐/침묵하던 중 “일 비난 자격없다” 역공프랑스의 핵실험이 국제사회에 일파만파의 「핵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국제사회의 경고와 비난에도 불구, 핵실험을 재개한 프랑스에 대해 세계는 일제히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남태평양의 소국 나우루는 베르나르도 도위요고 대통령이 직접 프랑스와의 단교를 선언하는 한편, 뉴질랜드와 칠레 두나라는 프랑스 주재 자국대사를 본국소환하는 강경한 외교조치를 취했다.

일본과 호주는 이날 자국주재 프랑스대사를 불러 강도 높게 항의했는데 특히 일본의 다케무라 마사요시(무촌정의)대장성 장관은 『핵실험 재개명령을 내린 자크 시라크프랑스대통령은 악마의 심장을 지니고 있을 것』이라고 초강경 발언도 불사. 다케무라장관은 또 『프랑스의 핵실험강행은 미쳤다고 밖에 할 수 없다』고 공격.

○…기존 핵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영국도 프랑스에 대해 유감의 뜻을 나타내고 프랑스정부가 핵실험을 동결할 것을 촉구. 존 홀럼 미군축국장은 『프랑스의 핵실험 강행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핵실험을 동결키로 한 방침을 계속 준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도 이날 외무부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이번 프랑스의 핵실험으로 내년 체결을 목표로 한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 5월 유엔의 핵확산금지조약(NPT)의 영구연장 합의이후에도 2차례나 핵실험을 강행했던 중국은 프랑스 핵실험에 침묵을 지켰다. 한편 제네바 군축회의에 참여중인 중국대표는 5일 프랑스 핵실험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일본에 대해 제2차대전당시 침략전쟁 책임문제를 거론하며 『일본은 프랑스, 중국의 핵실험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고 냉소적 반응.

○…알랭 쥐페 프랑스 총리는 6일 이번 핵실험이 국익을 위한 것이라면서 핵실험에 대한 일부 국제사회의 반응을 신경질적이라고 일축.

쥐페 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과의 회견에서『외국의 반응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며 『어떤 반응은 히스테리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치가는 국익을 위해 일시적인 인기 상실을 헤쳐나가야 할 상황이 있다』고 전제한뒤 『시라크대통령은 바로 그런 일을 했다』고 옹호.

○…그린피스 네덜란드 지부소속 대원들은 6일 헤이그 주재 프랑스 대사관을 포위한 채 핵실험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네덜란드 지부 대변인은 『무루로아에서 핵실험을 강행한 프랑스 정부를 비난하기 위해 프랑스 대사관 주변지역을「오염지대」로 선포한다』고 말했다.

마닐라주재 프랑스 대사관앞에서도 1백여명이 항의시위를 벌인 가운데 전직 필리핀 경찰인 아부너 아후앙씨는 핵실험을 한 프랑스와 중국 국기를 불태웠다.<파리·파페에테 외신="종합">

◎핵폭발 순간/엄청난 진동후 직경수백m 거센 물기둥 수면위로 솟아올라

『지축을 뒤흔드는 폭음과 함께 바다위로 장대한 물기둥이 치솟자 프랑스 장교들은 정중하게 박수를 쳤다』

프랑스 국방부는 5일(이하 현지시간) 핵실험 수시간후 무루로아 핵실험 현장을 담은 영상자료를 언론에 공개했다. 다음은 프랑스군의 관측을 종합한 핵실험 광경이다.

『이번 핵실험의 암호명은 테시스(TETHYS). 그리스 대양의 신 오케아노스의 아내를 뜻하는 이 암호가 실험통제본부로부터 시달되는 것을 신호로 정확하게 이날 낮 12시30분 지하핵실험을 위한 핵 단추가 눌러졌다. 남태평양의 짙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한 산호섬 무루로아의 평화스러운 바다에 엄청난 진동이 감지되면서 거대한 물기둥이 치솟기 시작했다. 최대 직경이 수백에 달하는 이 물기둥은 수면위로 봉긋이 솟은뒤 주변으로 하얀 포말을 뿜으며 번져 나갔다. 무루로아의 바다는 이내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잠잠해졌다』

이에 대해 핵실험 실시후 수시간뒤 현장을 참관한 로이터통신의 특파원은 『핵실험전까지 쪽빛을 뽐내던 무루로아의 하늘은 격노한듯 회색구름으로 뒤덮여 있었다』고 전했다.<이상원 기자>

◎무루로아 지하핵실험/「방사능 누출」 논쟁 가열/그린피스­암반균열 누출우려 “암환자 급증이 증거”/불·IAEA­“해상생태 조사서 오염 발견못했다” 반박

프랑스의 「핵실험」은 5일 순식간에 끝났지만 핵실험에 따른 환경파괴논쟁은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프랑스의 무루로아 산호섬 핵실험은 5일 낮 12시30분 섬밑 5백50∼9백15 깊이의 지하갱도에서 이뤄졌다. TNT 2만톤 위력의 핵폭발물이 터지면서 그 위에 놓여있던 콘크리트더미등이 쏟아져 내렸고 폭발로 발생한 초고온이 암반을 유리질로 바꿔놓으며 갱도를 봉쇄했다.

실험뒤 무루로아섬 파도는 잦아들었지만 환경파괴에 대한 비난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우선 2차대전말 히로시마(광도)에 투하된 원자폭탄(TNT 1만5천톤)보다 파괴력이 강한 이번 핵폭발로 지하암반에 균열이 생겨 방사능이 유출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그린피스는 지난 79년 단단하지만 깨지기 쉬운 현무암으로 이뤄진 무루로아섬 산호초에 큰 균열이 생긴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

또 「국경없는 의사회」는 최근 프랑스가 60년대 이후 실시한 2백여차례의 핵실험중 3번에 걸쳐 방사능 오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핵물질 오염이 없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나 프랑스측의 주장은 방사능 노출에 따른 암발병이나 유전자 변형등에 대한 데이터 분석상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94년 무루로아섬에서 해양생태를 조사한 IAEA는 4일 섬 주변 해양생물에서 방사능 오염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보고서를 냈다. 보고서는 『무루로아섬 인근의 방사능 농도가 매우 낮아 검출 한계에 가까울 정도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 프랑스도 이번 핵실험직후 바다표면에서 방사능 누출을 감지할 수 없었다며 환경오염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로는 어느쪽 주장이 옳은 지 확인할 수 없는 핵실험 환경오염논쟁은 역설적으로 지구생명체에 대한 핵물질 「오염실험」이 시작됐다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윤순환 기자>

◎핵강국 내년 체결예정 「CTBT」란/비핵국 NPT협조 유도위해 제시 「실험금지」 조약/상대적 핵후진 불·중 체결전 “기술제고” 실험강행

프랑스가 국내외의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5일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내년 5대 핵보유국간에 체결예정인 포괄적핵 실험금지조약(CTBT) 때문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등 핵보유 5개국은 지난 5월 비핵국들을 대상으로 핵확산금지조약(NPT)의 무기연장 동의를 이끌어 내기위해 자신들의 전면 핵실험 중단을 명시한 CTBT를 제시했다. 내년 하반기를 목표시한으로 이 협정이 체결되면 80년이후 중단된 대기권 및 수중 핵실험은 물론, 지하핵실험도 금지된다.

현재 5개국은 CTBT의 원칙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한 상태이다. 핵실험을 단행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대통령 조차 앞으로 계획된 핵실험이 성공적으로 진전되면 내년 5월 조기에 핵실험중단을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세부 기술적 차이가 아직 남아있다. 미국은 CTBT가 발효되더라도 TNT 4파운드 이하의 소규모 핵실험은 계속 돼야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앞으로 실험실에서 계속될 시뮬레이션(모의)실험 때문이다. 핵실험을 실시해야 하는 이유는 핵기술력을 향상하기 위해서이다.

지구상에서 진행된 핵실험의 4분의 3을 실시했던 미국(영국은 미국과 핵정보 공유)과 러시아(구소련)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충분한 데이터를 축적해 놓은 상태이다.

하지만 후발주자인 프랑스와 중국 양국은 아직 이러한 정보들을 확보해 놓고 있지 않다. 비난의 여론에도 불구, 양국이 핵실험을 강행하는 것도 이같은 조급함에서 이다.<이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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