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세율 등 한·미 입장차 너무 커/“정부 기정사실화 한채 안이한 대응 일관” 지적국내 자동차시장개방과 관련, 미국의 우리나라에 대한 「슈퍼 301조」적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돼 국내 자동차시장의 추가개방은 물론 우리 상품의 대미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슈퍼 301조 적용저지를 위한 최종협상을 벌일 예정이지만 양측 입장차가 너무커 정부도 슈퍼 301조에 의한 우선협상대상국관행(PFCP)으로 지정되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미 통상현안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5일 『현재 미국이 슈퍼 301조 적용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통상쟁점은 자동차 아몬드 감귤류 의료기기등』이라며 『이중 아몬드 감귤 의료기기등은 쟁점이 크지 않아 슈퍼 301조대상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자동차는 미국이 우리나라를 일본에 이어 차기공략목표로 정하고 있는데다 양국간 입장이 너무 팽팽해 슈퍼 301조 적용을 피하기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우선 슈퍼 301조를 발동한 후 세계무역기구(WTO)제소등 대내·외 쌍무·다자간 다층적 공세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자동차시장 개방조치는 ▲관세인하(8%→2.5%) ▲금융개선(도매·딜러할부금융도입) ▲자동차관련 세율조정(중대형차에 대한 누진세율완화) ▲형식승인제도개선 ▲소비자인식전환등 5가지.
이에 대해 정부는 세계적으로도 결코 높지 않은 국내관세율을 자동차에 대해서만 추가인하할 수는 없으며 외제차를 위해 새로운 금융제도를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대쟁점인 자동차관련 세금의 경우 ▲국세와 지방세가 복잡하게 얽혀있는데다 ▲국세의 경우 대부분 조정이 어려운 목적세이고 ▲유가체계개선 및 주행세도입문제와 맞물려 있어 섣불리 손댈 수 없다는 태도다.
미국의 슈퍼 301조 적용여부시한(오는 27일)이 초읽기에 들어갔는데도 아직 정부는 뚜렷한 대안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슈퍼 301조를 너무 과소평가한채 안이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는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국내현실의 명분만으론 『세계 9위의 자동차수출국인 한국의 국내시장에서 외제차점유율이 0.3%에 불과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파상공세를 펴는 미국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18일부터 개시될 최종협상에서 「막후협상」을 통한 극적 타결가능성도 있지만 「투명성(명문화)」을 강조하는 미국의 최근 대외협상경향상 PFCP지정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슈퍼 301조 적용을 받으면 1년의 협상기간이 주어지지만 미국은 언제라도 자동차이외의 모든 타품목에 대한 무차별 보복을 가할 수 있다. 이를 피하려면 우리나라로선 어차피 개방협상을 또다시 벌여야 한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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