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역전 “회담다운 회담될것”/우성호 선원송환등 현안 변수오는 27일 재개되는 제3차 베이징(북경) 남북당국간 회담에서 남북한 쌍방의 협상입지는 그 이전과는 판이하게 달라질 전망이다.
나웅배 통일부총리는 『무조건적인 쌀지원에 관한 약속은 2차회담의 단계에서 완전히 이행됐다』면서 『27일부터는 쌍방이 새로운 차원에서 회담에 임하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추가쌀 또는 수재복구지원 문제와 관련, 『북한의 명백하고 공식적인 요청이 있은 뒤 검토를 시작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기 위해서는 상호노력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쌀을 한시 바삐 갖다주려던 1차회담 당시와는 격세지감이 있는 정부의 느긋한 자세다.
반면 북한측으로서는 수해라는 돌발변수 때문에 도리어 회담재개를 서두르고 있다는게 정부의 판단이다. 한 소식통은 『베이징 실무접촉등을 통해 북한측은 추가 쌀지원을 검토하고 있지않다는 우리측 발표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제야 비로소 회담다운 회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견해도 있다.
회담일시가 결정된 과정에서도 이같은 쌍방의 입장변화가 감지된다. 전금철 북측단장은 삼선비너스호의 「정탐행위」를 이유로 회담을 일방 연기한지 10일만인 지난달 18일 먼저 전문을 보내 「9월20일」회담을 제의했고 우리측은 같은달 29일 회신을 보내 27일로 제의, 북측이 수락했다.
그러나 회담날짜를 제외하고는 의제등에 관해 아무것도 합의된 것이 없다. 현재 진행중인 실무접촉을 통해 의제조정을 위한 줄다리기가 불가피할 것이다. 정부는 일단 회담의 중심이 경협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현재 남북간에는 본격적 논의에 앞서 선결돼야할 현안들이 너무 많다.
우리측으로서는 우성호 선원송환등이 사전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27일의 회담이 큰 진전을 볼 수는 없다는 자세다. 회담에서 우성호 송환의 대가로 추가쌀지원 또는 수재복구 지원을 선물로 주게된다면 또다시 여론의 화살을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일원등도 이번 회담에서 내놓을 새로운 제의 또는 전략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
우리측은 우선 이전 회담에서 내놓았던 제의에 대한 북한측 답변과 수재복구지원문제에 대한 입장을 먼저 들어보겠다는 「수동적인」 전략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쌀 이외에 의약품등 수재복구 지원과 맞바꾸는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국제기구의 대북 수해지원등 몇가지 변수가 있어 회담의 전망은 유동적이라는게 대체적인 관측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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