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전·아이티 사태 해결사로 인기 치솟아/“첫 흑인 대통령 탄생할까” 언론 관심집중미합참의장 출신의 콜린 파월(58) 예비역 육군대장이 96년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정계에 돌풍의 주역이 되고있다.
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4성장군이 된 「검은 아이젠하워」파월에 대한 미국언론들의 관심은 96년 선거에서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 것인가에 쏠려 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 나타난 파월의 인기는 「첫 흑인대통령」의 탄생을 더이상 「불가능」으로 치부할 수 없을 만큼 높다.
파월의 정치입문은 93년 9월 합참의장직을 끝으로 35년간의 군생활을 마감하던 당시부터 점쳐져 왔다. 정치권이 흑인이자 걸프전 영웅인 그의 「상품성」을 그대로 둘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클린턴 민주당정부가 파월을 워런 크리스토퍼에 이어 국무장관에 기용할 것이라는 설이 나도는가 하면 공화당은 공화당대로 그를 끌어안기에 분주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정작 파월 자신은 어느쪽에도 경사됨 없이 무소속의 중간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걸프전 당시 정확한 정보분석을 바탕으로 적재적소의 용병술을 발휘했던 전략가답게 그는 기존 양당제에 대한 유권자들의 반발분위기를 신중히 관망하고 있다.
그의 인기가 수직상승한 계기는 지난해 아이티사태 당시 클린턴 대통령 특사로서 사태의 평화적 해결 실마리를 이끌어 내면서부터이다. 그가 강경일변도의 군부지도자 세드라를 「세치 혀」로 하야시키자 탁월한 전략가에 외교력을 겸비한 영웅으로 일반대중의 가슴속에 깊이 각인되며 그의 인기는 말그대로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그의 최대 강점은 고른 지지층이다. 보수·진보 모두 그에 대해 호감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매번 조사되고 백인의 지지율이 흑인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도 특이한 현상중 하나이다. 오랜 군생활을 통해 쌓인 청렴결백한 면모와 단호한 결단력이 인종적 거부감을 상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미국에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탄생할 것인가. 4일 발간된 시사주간 뉴스위크지 최신호가 게재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파월이 공화당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경우 민주당의 클린턴 대통령에 51% 대 41%로 승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파월이 보브 돌 공화당 대통령후보의 러닝메이트로서 나서면 민주당의 클린턴―고어조를 51% 대 44%로 물리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그가 무소속후보로 나서면 21%로 클린턴의 36%, 돌 의원의 33%에 이어 맨 꼴찌라고 뉴스위크지는 전했다. 무소속후보로 뛸 경우에는 「확실하게」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다. 흑인에다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그의 인기는 본격 선거전이 개시되면 「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
파월은 오는 18일 자서전 「나의 미국여행(MY AMERICAN JOURNEY)」 발간을 계기로 앞으로의 정치 행보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윤석민 기자>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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