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일원 「보」 상공 정찰/콜 총리 적극적 「과거청산」 노력 영향독일 공군의 전폭기들이 2차대전이후 처음으로 발칸상공을 날으며 해외전투임무를 수행, 전후 역사에 새장을 열었다.
지난 1일 4대의 토네이도로 구성된 독일 전폭기편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공군의 일원으로 보스니아 상공으로 출격했다.
특수 전자전 장비와 미사일등을 장착, 완벽한 전투태세를 갖춘 독일 전폭기들은 이탈리아 피아첸차 기지를 이륙, 3시간 동안 정찰임무를 수행한 뒤 귀환했다. 반세기만에 해외에서 첫 전투임무를 수행한 것이다. 이는 군사력의 사용을 외부침략을 막는 방어목적에만 한정시켜 온 이른바 전수방위 원칙 및 90년 나토가입 이후 나토 역내 작전으로만 국한됐던 원칙들이 모두 깨진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이날은 독일이 1939년 폴란드를 침공, 2차대전을 도발한지 꼭 56년이 되는 날이다. 또한 2차대전 당시 점령지역이었던 발칸반도에서 해외전투의 첫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서도 상징적이다.
독일 군사력의 이같은 세계무대 복귀는 82년 집권한 헬무트 콜 총리의 강력한 「과거청산」드라이브 덕택이다.
세계평화에 대한 적극적 공헌을 통해 독일을 짓누르고 있는 「2차대전 책임론」을 상쇄해 보자는 것이다. 독일은 이에 따라 92년 캄보디아 군의료요원 파견, 아드리아해 군함파견, 93년 소말리아 병참요원 파병등을 통해 조금씩 해외파병의 강도를 높여왔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군국주의의 부활을 우려하는 국내외의 반발도 거셌다.
콜총리는 그러나 지난해 7월 헌법재판소의 「의회의 승인을 전제로 한 나토역외 파병은 합헌」이라는 판결을 끌어냄으로써 해외파병의 합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볼커 뤼에 독일 국방장관은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듯 지난달 30일 나토공습에 앞서 『독일이 2차대전 당시 구유고지역에서 저지른 만행때문에 오랫동안 망설였다』고 해명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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