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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한국의 정치지도자상/정윤재 충북대 정외과 교수(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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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한국의 정치지도자상/정윤재 충북대 정외과 교수(특별기고)

입력
199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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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 관리능력·국민과 적극대화 필요/공동체적 비전·원칙도 제시할 수 있어야 현대한국정치사는 「생존의 정치」의 연속이었다. 국민은 남한만이라도 우선 건지자는 목적에서, 또는 가난만이라도 떨쳐보자는 목적에서, 그리고 최근에는 정치사회적으로 무난한 정도의 민주화라도 이뤄야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지도자를 선택했다.

 지도자들 역시 이같은 「생존」차원의 기대수준을 넘어서는 정치를 보여주지 못했다. 각 시대마다 민족통합과 자유민주주의 실천, 민주개혁의 성취에 합당한 최선의 정치지도자가 선택되기보다 언제나 「차선의 정치지도자」가 승리했다.

 그러나 미래의 한국은 「생존의 정치」를 「삶의 정치」로 전환시킬 수 있는, 비전과 능력이 있는 지도자에 의해 이끌어져야 한다. 삶의 정치란 국민이 경제사회적으로 안정된 가운데 보다 활기있고 자긍심이 있으며 민주공동체적 덕목에 충실한 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정치이다. 이를 위해 미래한국의 정치리더십은 세가지 차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어야한다.

 첫째, 효율적인 문제해결및 관리능력이다. 21세기는 점증하는 대내외적 문제들로 인해 각종 문제의 효율적인 해결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실천이 중요해지는 시대가 될 것이다. 앞으로는 어느 국가든 민주적 참여가 제도적으로 보장된 가운데 모든 정책집행과정을 시스템화해 각종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해결, 관리할 수 있는 정치리더십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의 경우 이러한 정치리더십은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있는 「어설픈 자유주의」 혹은 「공동체적 규범이 결핍된 다원주의」를 극복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커뮤니케이션능력이다. 미래사회의 정치지도자는 대내적으로 각계각층의 국민과 자유롭게 효과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그동안 우리의 정치지도자들은 질의응답하고 토론하는 대화방식에는 매우 서툴렀다. 그래서 그들은 국민과의 일체감을 형성하거나 유지하지 못했고 국민에게 정치 혹은 정치적 토론의 즐거움을 선사하는데 성공적이지 못했다. 앞으로는 일장연설보다는 성의있는 연구와 자기훈련을 바탕으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대화에 익숙한 지도자들이 필요하다. 또 미래의 지도자들은 지구적 대외교섭과 네트워크형성에 있어서 기민한 적응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한민족의 공동체적 비전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신세계질서는 지구적 차원의 세계공동체와 국제기구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양상으로 형성될 것이다. 따라서 이같은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한민족번영의 비전과 원칙및 전략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미래 지도자상은 공동체윤리와 관리시스템이 결핍된 우리의 사회현실, 전반적으로 향상된 국민의 지적수준, 그리고 신세계질서의 특징을 반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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