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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천백마리 “축하비상”/조순 시장 취임식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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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 천백마리 “축하비상”/조순 시장 취임식 이모저모

입력
199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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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없이 조시장­시민대표 함께 어울려/5천명 참석 「서울의 찬가」 합창 대미장식 ○…조순 시장은 1일 취임식에서 서울특별시장으로서의 책무를 성실히 수행할 것임을 엄숙히 선서했다. 「포청천」별명처럼 근엄한 표정의 조시장은 그러나 이날은 다소 긴장된듯 상기된 표정이었다.

 취임선서후 조시장이 부인 김남희 여사와 함께 흰비둘기 2마리를 날리는 것을 신호로 준비된 1천1백마리의 비둘기가 하늘로 비상하자 장내에선 축하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날 취임식에는 단하공간을 모두 채우고도 넘칠 정도로 많은 시민, 각계인사등 많은 축하객들이 참석했는데 경찰은 5천명이상으로 추산했다.

 ○…하오 5시30분에 시작된 취임식에는 각계각층 시민대표 28명과 김윤환 민자당대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준비위원장등 당대표, 강영훈 전 국무총리, 김용태 내무부장관, 서울지역 국회의원, 김용래 전서울시장, 자매도시 외국사절 8명, 송월주 조계종 총무원장, 홍일식 고려대총장, 민선구청장등이 참석, 조시장의 취임을 축하했다.

 ○…이날 취임식장에는 또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의 기적적 생환자였던 유지환·박승현양이 나와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초청대상에는 끼여있지 않은 이들 두 사람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취임하자마자 많은 고생을 하신 시장님의 취임식을 꼭 보고 싶어 참석했다』고 말했다.

 시민 이성섭(이성섭·67·은평구 녹번동)씨는 『내가 투표한 후보의 취임식을 보기위해 찾아왔다』며 『취임사내용이 시민생활의 질을 높인다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민선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소감을 말했다.

 ○…취임식 축사에 이어 단상옆 멀티비전으로 방영된 「시민의 소리」에서는 연극인이자 영화배우인 문성근, 연극인 손숙씨, 주부 학생 어린이등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영상에 담아 방영됐다. 문씨는 『시민들이 문화를 향유할수 있게끔 시·구청단위로 문화공간을 많이 마련해 달라』고 주문했고 한 주부는 『가락동시장을 깨끗하고 냄새나지 않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 어린이는 『조순할아버지의 흰눈썹을 만져보고 싶다』고 말해 식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조시장이 웃음과 함께 박수를 치는등 참석자석에서 폭소가 터져나왔다.

 ○…이날 취임식은 문일권 서울시의회의장이 조시장에게 취임기념품을 전달한 뒤 가수 패티김의 선창으로 참석자들이 「서울의 찬가」를 합창하는 것으로 1시간만에 막을 내렸다.

 앞서 하오5시부터 30분간 열린 식전행사에서는 시립교향악단, 시립합창단의 축하공연에 이어 대형화면을 통해 서울의 과거 현재의 모습을 담은 영상쇼가 펼쳐졌다.

 ○…조시장은 취임식장에 가기  앞서 시민대표 28명과 시청 접견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조시장은 대담을 마치고 시민대표들과 시청 뒷마당 주차장에 세워둔 미니버스에 올라 남산으로 직행, 취임식장에 함께 입장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시장과 초청인사 모두가 단상아래 시민들과 함께 자리해 민선서울시의 변화를 실감케했다.<이영섭·정진황 기자>

◎취임사 요지/“안전·교통·환경·복지·주거안정·세계도시로”

 지난 두달동안 시정을 살펴보면서 저는 서울시가 마치 오도 가도 못하고 벼랑위에 서 있는, 길 잃은 등산객처럼 생각되었습니다. 과거의 방법으로는 물량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도저히 새 시대의 요구를 감당할 수 없겠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정치, 경제,사회, 문화 모든 면에서 새로운 방향과 규범이 자리잡아야 합니다. 묵은 틀을 버리고 새 틀을 짜야 합니다.

 지방화시대, 서울 시정의 주인은 바로 우리, 서울 시민입니다. 저는 시민이 시정의 중심이 되고 시민편익이 모든 판단의 척도가 되는 시민을 위한 시정을 펼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서울이 안전한 도시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이미 지어진 시설물에 대해 철저한 안전점검을 정기적으로 실시하도록 제도화하겠습니다.

 둘째 교통이 편한 도시로 만들어 나가는 일입니다. 지하철을 꾸준히 늘려나가되 그 사이 버스와 지하철의 노선을 연계해 버스가 편하고 빠른 교통수단이 되도록 획기적인 대책을 세워 강력하게 시행하겠습니다.

 셋째 서울을 환경도시로 가꾸어가는 일입니다. 서울시 특성에 맞는 환경보전목표를 세우고 푸른서울헌장과 서울시환경조례를 제정하겠습니다.

 넷째 생활문화가 꽃피는 도시입니다. 서울정보문화센터를 만들어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개발, 공급함으로써 문화향수와 기쁨을 느낄 수 있게 하겠습니다.

 다섯째 이웃을 생각하는 복지도시입니다. 노인을 위한 요양, 치료시설을 더 만들고 노인의 사회참여 기회를 넓혀 나가겠습니다. 「서울 여성플라자」를 설치해 여성들 스스로 자신을 원하는 시책을 만들도록 지원하겠습니다.

 여섯째 주거안정이 이루어지는 도시입니다. 저소득주민의 내집마련 기회를 늘리도록 공동주택을 지어 공급하고 주거수준 최저기준제를 도입해 기존주택을 개량하는데 힘쓰겠습니다.

 끝으로 지구촌으로 열린 세계도시입니다. 지구촌 도시들과 지방정부차원의 교류를 넓히는 것은 물론, 시민과 단체, 기업끼리도 활발하게 오가도록 지원과 채비를 소홀히 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저는 이율곡 선생과 같은 심정으로 시민 여러분께 약속드립니다. 지금부터 4백여년전, 이률곡선생은 선조임금에게 만일 자신의 제안으로 3년이내에 성과가 없다면 어떠한 중벌도 감수하겠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3년동안 저는 여러분이 제게 짐지워 주신대로 지방화시대를 여는 대장정의 향도로서 그 소임에 신명을 바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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