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요구 사실일땐 「뇌물죄」처벌 가능/「직접지시」 아니면 아태재단 책임 못물어서울시 교육위원 선거에서 출마자들이 아태재단에 후원금을 냈다는 서울시의회 백의종(민자)의원의 발언과 관련, 서울지검이 본격수사에 착수함으로써 단순한 지방의회및 교육계 비리에 불과했던 교육위원 선출비리가 「정치사건」으로 비화되고 있다.
검찰은 수사배경에 대해 『교육계의 비리 척결과 공정한 선거풍토 조성을 위한 것』이라며 원칙론을 누차 강조, 새정치국민회의측의 「창당방해를 위한 음해공작」이라는 비난을 원천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현재 외형적으로 본 검찰수사의 핵심은 과연 서울시 교육위원 선거과정에서 당선을 전제로 한 정치헌금이 있었는지 여부다. 검찰은 그간 백의원과 낙선자들의 조사를 통해 일부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고 실제로 당선된 교육위원 중 상당수가 아태재단에 후원금을 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선된 교육위원들을 소환해 서울시의회의 국민회의 소속 의원들이 헌금제의를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관련 시의원들을 조사할 예정이다.
문제는 출마자들이 당선을 위해 후원금을 냈다면 사법처리 대상은 어느 선까지이며 아태재단에도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여부이다.
정치자금법은 정당이나 국회의원등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재단에 후원금을 낸 것을 처벌할 수 없으며 더구나 교육위원 선거는 통합선거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결국「공무원 또는 중개인이 직무에 관해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제3자에게 뇌물을 제공하게 했을 경우 5년이하의 징역과 10년이하의 자격정지」를 규정한 형법상 제3자 뇌물제공죄가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유일한 법규다.
교육위원 선출권한을 갖고 있는 서울시 의회의원이 당선의 대가로 아태재단에 헌금할 것을 요구한 것이 사실일 경우 외형상 후원금이더라도 법적으로는 당선의 대가로 제공된 뇌물에 해당한다는 것. 물론 서울시의원들이 직접 뇌물을 받은 것이 아니더라도 처벌이 가능하고 후원금을 낸 출마자도 사법처리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직접 후원금 제의를 한 시의원들만이 처벌대상이 될 뿐 표를 몰아준 시의원들은 처벌대상에서 제외될 공산이 크다. 소속정당의 세를 늘리기 위한 일종의 정치행위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검찰은 아태재단에 대해서는 사실상 처벌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설령 아태재단측이 실제로 선거에 영향력을 행사했더라도 외형상 개인차원의 후원금을 받았고 재단측은 선거와 아무런 직무관련성이 없어 법적으로 문제삼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재단측이 서울시의회 의원들과 공모하거나 지시해 정치헌금을 받았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같은 정황탓에 검찰의 수사가 아태재단까지 번질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지만 정치헌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새정치 국민회의측은 상당한 도덕적 손상을 입게될 것으로 보인다.<이태희 기자>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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