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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총집합”/북경세계여성대회 누가 참석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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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움직이는 여성 “총집합”/북경세계여성대회 누가 참석하나

입력
1995.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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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총리·퍼스트레이디·여권운동가/부토·지아·브룬틀란트총리 등 국가지도자/퍼스트레이디론 손명순 여사·힐러리 꼽혀/독 최연소장관·불 여성운동가 등 한자리에제4차 베이징(북경) 세계여성대회는 세계를 움직이는 여성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이기도하다. 1백80여개국 4만여명에 달하는 이번 대회 참가자 중에는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총리(42) 등 각국 여성 정치지도자와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부인 힐러리 여사(48)를 비롯한 퍼스트레이디들, 세계 여성 운동의 흐름을 주도하는 미 뉴저지주립대 여성지도력센터 소장인 살럿 번치 등 여성 운동가들이 들어있다.

이번 대회 참가자중 자국에서 최고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여성 정치인으로는 베나지르 부토 파키스탄 총리, 베굼 할레다 지아 방글라데시 총리(51),그로 하를렘 브룬틀란트 노르웨이 총리(56), 비그디스 핀보가도티르 아이슬란드 대통령(65)이 있다.

여성의 정치참여가 여전히 미흡한 수준에 그치고 있는 세계적 상황에서 여성으로서 국가의 정점을 차지한 이들의 참가는 이번 대회에 화려한 빛을 더하고 있다.

브룬틀란트 노르웨이 총리와 핀보가도티르 아이슬란드 대통령은 지구촌에서 여성 지위가 가장 발달한 편인 북유럽의 현실을 상징한다.

브룬틀란트 노르웨이 총리는 81년 이래 4회 집권, 세계 정치 지도자중 가장 오랫동안 권력의 정상을 지키는 지도자 중 한 사람이다. 여성의 권리와 환경보호가 그의 가장 큰 관심사이며 국제 무대에서 뛰어난 외교력을 인정받아 한때 유엔 사무총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핀보가도티르 아이슬란드대통령도 15년째 국가원수직에 있다. 불어 교사 출신으로 국립극단장을 맡고 있던 1980년 직접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래 4회 연속 재선됐다. 1985년 10월 24일 아이슬란드 여성 노동자들이 여성 지위 향상을 위한 투쟁의 표시로 일일 파업을 벌였을 때 대통령인 그 자신도 여기에 동참, 화제가 되었을 만큼 여성 문제에 열렬한 관심을 갖고 있다.

부토 파키스탄 총리와 지아 방글라데시 총리는 여성을 억압하는 회교 율법이 지배하는 나라를 통치하는 지도자라는 점에서 이채롭다.

부토 총리는 88년 12월 11년간의 군부독재를 무너뜨리고 35세의 나이로 회교권 최초의 여성 총리로 취임했다. 그는 그 뒤 군부의 반발로 집권 20개월만에 실각했으나 93년 재집권에 성공, 불굴의 투지를 과시했다.

지아 총리는 독재자 에르샤드대통령이 민중봉기로 쫓겨난 지 두달 만인 91년 2월 자유총선에서 승리, 부토에 이어 회교권에서 두번째 여성 총리가 됐다.

이 두 여성 총리는 가난과 종족 및 종교 갈등, 그로 인해 거듭되는 폭력사태 등으로 얼룩진 나라를 힘들게 이끌어가고 있다.

퍼스트레이디로는 김영삼 대통령의 부인 손명순(56)여사, 미 대통령 부인 힐러리 여사, 이집트 대통령의 부인 수잔 무바라크 여사(53) 등이 참가한다.

힐러리 여사의 참가문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두달 남짓 최악의 상태에 놓임에 따라 외교 협상의 카드가 됐다. 미국 안에서는 그의 참가가 중국의 인권 탄압을 묵인해주는 면죄부의 역할을 한다며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수잔 무바라크 여사는 이번 대회에 여성의 권리와 관련해 자신이 국내에서 거둔 전리품을 가져간다. 그는 이집트 전국 여성위원회 대표로 지난해 아내의 권리를 확대하는 내용으로 결혼법 개정을 제안, 최근 법 개정에 성공했다. 새 법은 남편이 두번째 아내를 얻으면 첫번째 아내가 이혼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신설, 회교 율법학자들의 격렬한 반대를 샀지만 여성들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이밖에 지난해 12월 독일 사상 최연소인 28세로 입각한 클라우디아 놀테 여성·가족·청년·노인담당장관(29), 미국의 차기 국무장관감으로 꼽히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유엔 주재 미국 대사(58), 언론인 출신으로 구일본군 종군위안부 문제를 국제 여론화하는데 이바지한 일본 여성운동가 마쓰이 야요리, 회교권의 여성 인권 유린을 고발해온 프랑스의 대표적 여성운동가 마리아메 헬리 루카스 등 성공한 또는 투지에 불타는 많은 여성들이 이 대회에 참가한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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