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장 “큰마음으로 용서를…” 울먹/세딸 잃은 변호사 방청객 참석 눈길/전 구청장들 전·노 전 대통령 대리인 변호사 선임○…삼풍백화점붕괴 참사와 관련,30일 열린 첫공판에서 이피고인은 시종 무덤덤한 표정이었으나 나이탓인지 힘이 없어 보였다. 이피고인은 이름·나이·주소등을 확인하는 인정신문을 마친 뒤 검찰주신문이 시작되기전 모두 진술을 통해 『삼풍백화점의 총책임자로서 모든 분들께 사죄드리며 큰 마음으로 용서해 주시길 빌겠다』고 말했다. 차분한 목소리로 말하던 이피고인은 『세계에 유례없는 이번 붕괴사고의 진실을 재판부가 반드시 밝혀 내가 지어야 할 책임을 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하며 울먹였다.
○…이광렬 부장판사는 신문이 시작되기에 앞서 이례적으로 『참사로 희생된 유가족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나 재판은 붕괴의 법률적 책임을 규명하는 단계』라며 『재판과정에서 피고인들의 진술이 자유롭게 이뤄지기 위해 야유를 보내는등 법정질서를 어지럽히는 행동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이부장판사는 이어 『변호인들도 사회적으로 난처한 입장이지만 피고인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변론에 나선 것이므로 조남호 서초구청장 폭행사건처럼 유가족들의 정서에 반한다고 불상사를 일으키는 일은 결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및 시공·감리와 유지·관리, 공무원비리등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함께 기소된 삼풍건설산업과 우성건설측의 피고인들이 검찰신문에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하며 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백화점 설계 및 감리를 맡은 우원종합건축대표 임형재(49)피고인은 『백화점 기초및 골조공사당시 삼풍측이 현장상주 감리비용을 제대로 주지않아 철근두께와 콘크리트 배합상태등에 관해 제대로 검사하지 못했다』며 책임을 삼풍측에 떠넘기려는 태도를 보이다 검찰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이·이한상피고인 부자는 평소 교분을 가져왔던 변호사들이 모두 수임을 거부하는 바람에 결국 국선변호인명부의 자음순서에 따라 박성호·박수근 변호사등 2명이 국선으로 변론을 맡았다. 그러나 함께 피고인석에 선 사람들중에는 거물급변호사나 최근 개업한 재조출신 변호사를 선임한 경우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전서초구청장인 이충우·황철민 피고인은 각각 전두환 전 대통령의 대리인 이양우·석진강 변호사와 노태우 전대통령 대리인 한영석 변호사를 선임했다.
○…이날 공판에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세명의 딸을 한꺼번에 잃은 정광진(58)변호사가 방청객으로 참석, 눈길을 끌었다.
검정색 양복차림의 정변호사는 이날 재판 20여분전부터 방청석 앞줄에 앉아 두 손을 마주 쥔 채 공판을 끝까지 지켜봤으며, 정변호사와 친분있는 일부 변호인들이 찾아와 정변호사의 손을 꼭 잡은 채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현상엽·박정철 기자>현상엽·박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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