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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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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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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슬아치 한 사람이 공자를 어질고 현명한 분이라며 재상에게 소개 했다. 면담이 끝난뒤 그 벼슬아치가 『만나보니 어떻습니까』하고 물어보았더니 재상은 『그 분을 보다가 자네를 보니 마치 이나 벼룩을 보고 있는 것 같네』라면서 『그 분을 임금님께 추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나 벼룩같은 사람이 돼버린 그 벼슬아치는 『임금님이 공자를 만나고 나면 이번에는 당신이 이나 벼룩처럼 보이게 될 겁니다』라고 말했다. 한참을 생각하던 그 재상은 공자를 임금님께 추천하는 것을 단념하고 말았다.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천거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천하에 숨은 인재들이 드러나기 어려운 것은 천거하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다. 공자를 소개하고 만나본 벼슬아치와 재상처럼 소인배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에는 인재가 있을 수 없다. 어질고 현명한 측근을 둔 사람이라야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고 등용해 쓸 수 있다. ◆개각이나 요직 개편이 있을 때마다 국민들이 『이번에는 혹시』하고 참신한 인물의 등장을 기대해 보지만 결과는 항상 그 사람이 그사람으로 실망을 금치 못하게 되는 것도 권력 주변에 인재를 천거할만한 인재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인재를 알아보는 인재, 인재를 천거하는 인재가 없다는 것은 권력자의 불행이고 나라의 불행이다. ◆정부나 정치권 뿐만 아니라 기업이나 일반 사회조직에서도 최고 인사권자 주변에 인재를 알아보는 인재가 있어야 한다. 그러자면 인사권자 자신이 스스로 현명한 사람이 되는 수밖에 없다. 인사가 만사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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