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농사는 헛고생” 망연물에 잠긴 초가을 들판에 시름이 가득찼다. 중부지방에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지나간지 이틀이 지났지만 아직도 대부분 들녘에 물이 빠지지 않고 있어 채 패기도 전에 쓰러진 벼이삭을 바라보는 농심은 안타깝기만 하다.
날이 활짝 갠 28일에도 농민들과 복구반원들은 들녘과 곳곳의 침수지역에 나가 구슬땀을 흘렸지만 양수기는 물론 포클레인등 중장비와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올추석까지 복구가 어려운 형편이다.
가장 큰 피해가 난 충남의 경우 이날까지 5일째 물이 빠지지 않은 농경지는 부여군 세도면, 예산군 신암면, 공주시 금학동등 모두 7백70㏊. 이지역 농민들은 추석을 10여일 앞두고 올해 농사를 포기할 수 밖에 없다며 수심에 가득 차 있다.
9백99㎜라는 초유의 강우량을 기록한 보령시 주교면 일대는 농경지 1천4백㏊가운데 9백여㏊가 침수, 푸른 들판이 황톳빛 뻘로 변해있다. 농민 한기복(37·주교면 주교리)씨는 『소하천만해도 10여씩 수십군데가 무너져 손댈 곳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그러나 인력지원은 고사하고 마을 전체를 통틀어 소형 포클레인이 3대뿐이어서 농경지 손질은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어렵고 안타까운 상황은 충북이나 경기 강원도등도 마찬가지이다. 충북도내 최대 수해지역인 청원군은 미호천을 중심으로 1천여명이 중장비 35대를 동원, 복구작업에 나섰으나 앞으로 2천여명의 인력과 중장비 50여대가 추가로 필요하다. 괴산군은 응급복구작업에 필요한 예산이 부족, 지역 중장비업체에 일단 외상으로 공사를 맡긴 상태다.
이바람에 매몰·유실된 농경지를 복구하려는 농민들은 장비를 구해볼 엄두도 내지 못한채 자연 배수만 기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28일 하오까지 쓰러진 농작물은 30%정도 일으켜 세웠으나 수해에 뒤이을 병충해에 농심은 또 수심에 차있다.<전국 종합>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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