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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성 식욕부진증/백인호 강남성모병원 정신과장(홈 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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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성 식욕부진증/백인호 강남성모병원 정신과장(홈 닥터)

입력
1995.08.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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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빼려 음식거부 20대전후 여성에 빈발/먹은후 토하기도… 행동치료 병행해야휴학중인 여대생이 내과에서 치료를 받다 정신과로 전과되어 찾아왔다. 학생의 어머니는 딸이 스낵 1봉지와 물만으로 하루를 견딘다고 했다. 때로는 밤중에 일어나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일부러 입에 손을 넣어 음식을 다 토해버리는 일이 습관처럼 됐다는 것이다. 환자의 손가락은 이 버릇 때문에 군데군데 이빨자국이 나있고 굳은 살이 배겨 있었다.

이 환자에게 음식을 토하는 버릇이 생긴 것은 고교 2학년때 친구로부터 뚱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난 이후부터였다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 거울에 자기의 모습을 비쳐보고 뚱뚱하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면 환자는 이뇨제를 사기 위해 약국으로 뛰어갔고 대학진학후엔 날마다 식사량의 칼로리계산에 열을 올렸다. 이러다보니 체중이 30㎏으로 줄어들었고 급기야 기운이 없어 휴학까지 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신경성 식욕부진증은 몸매관리에 관심이 많은 20세전후 여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환자들은 아무도 모르게 살을 빼려고 하며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기피한다. 때론 다른 사람 몰래 게걸스럽게 닥치는 대로 먹은 후 일부러 토해버리기도 한다. 먹는 양에 비해 활동량은 지나치게 많아 기운이 없어 한다. 음식은 조금씩 천천히 먹으며 간혹 방안 여기저기 숨겨두거나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이런 환자들은 융통성이 부족하고 성격이 강박적이며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성적으론 미숙하며 흥미도 적다. 체중감소 때문에 혈압과 맥박이 떨어지고 전신에 털이 없어져 신생아처럼 솜털이 나거나 무월경이나 내분비장애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 질환은 전해질장애를 개선하기 위한 약물치료, 토하는 버릇을 없애기 위한 행동치료 등이 다각적으로 실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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