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넘쳐 걱정모자라 걱정 “하늘도 무심”/끈질긴 가뭄 저수율 평균10%대/경주 개학연기·포항 곧 제한급수중부지역이 물난리를 치른 것과 대조적으로 긴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포항 경주 영덕등 경북 남동부지역에는 애타게 비를 바라는 기우제와 용수를 개발하는 굴삭기 소리가 산야에 울리고 있다.
23∼26일 내린 비로 경북북부지역은 해갈에 큰 도움이 됐으나 남동부지역은 저수율이 포항 14%, 경주 16%, 영덕 16%에 불과해 심각한 물부족사태를 겪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는 경주지역의 경우 월성중과 경주상고등 일부 학교들이 식수가 모자라는 데다 지하수마저 말라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해 개학일자를 21일에서 28일로 늦추기까지 했다. 포항시도 이달말까지 2백㎜이상의 비가 오지 않으면 추석을 지낸 9월10일이후 제한급수를 해야할 형편이다.
주민들은 애타게 비를 기다리다 태풍 재니스마저 비켜 가버리자 크게 실망한 표정들이다. 중부지방에 연일 비가 쏟아지고 있는 동안 이들 지역에서는 연일 기우제가 이어졌다.
지난 23일 하오 영덕군 강구면 옥포리 나비산에서 면장과 주민 30여명이 기우제를 지내는등 포항 경주지역 마을 뒷산 정상에는 돼지머리앞에 고개를 숙이는 진풍경이 연일 속출하고 있다.
『한 하늘아래 이렇게 불공평할 수가 있습니까. 태풍과 폭우로 넘쳐나는 한강과 금강물을 형산강이나 영천댐에다 쏟아부으면 오죽 좋겠습니까』
중부지방의 물난리를 TV로 지켜보던 경주지역 한 농민은 『같은 하늘아래인데도 전혀 딴세상같다』며 『경주의 태양과 서울의 폭우를 서로 맞바꿀 수만 있다면 뭘 더 바라겠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대구·경주=이정훈·전준호 기자>대구·경주=이정훈·전준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