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환경경영 표준화규격/내년 7월 발효… 새 무역장벽 GR시대 개막 신호탄/제품설계서 생산·뒤처리까지 친환경경영 도입 박차「ISO 14000」에 대비하라. 기업경영의 설계단계서부터 제품생산과정과 뒤처리까지 모든 기업활동에 환경영향평가를 매겨 인증을 주는 「ISO 14000(국제환경경영 표준화규격)」제도가 내년 7월 본격 발효에 들어감에 따라 국내 기업들에 「녹색 비상」이 걸렸다.
선진국보다 환경친화적 경영에 뒤처진 국내 기업들은 기업가의 경영의식서부터 조직체계, 생산과정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체질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페놀사건으로 기업이미지 훼손을 경험했던 두산그룹은 국내 기업중 환경친화적 경영 도입에 가장 발벗고 나서고 있다.
제품의 생산과정은 물론 제품 폐기시의 환경영향을 고려, 저공해제품을 생산하고 재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환경경영체제(EMS)」를 채택, 이를 「그룹환경위원회」가 자체 감시하고 있다. 또 전 계열공장을 유치원생 주부등 연간 30만명가량의 소비자가 직접 방문해 견학할 수 있도록 하는 「그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전자 건설 전관등 계열 3사가 이미 영국의 환경인증규격을 획득하는등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 그룹에 걸쳐 오·폐수 배출량을 법정기준치의 30%선에서 자체적으로 규제하고 계열 7개 공장의 폐수처리를 자동측정, 그룹본부로 데이터를 자동송신하는 감시장치를 구축하는등 전 그룹에 환경친화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주)태평양은 환경경영이 기업외부로 투명하게 드러나게 한다는 전략에 따라 오·폐수 방출량등을 자동 검사해 보여주는 감시모니터를 회사는 물론 관할 용인군청에도 설치, 동시에 감시토록 하고 있다.
현대전자도 영국 환경인증규격 획득을 추진중이며 폐수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을 법정기준(50PPM)보다 훨씬 낮은 5∼6PPM수준으로 유지하고 스티로폴 포장재를 없애고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포장재로 바꾸는등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밖에도 LG산전 만도기계 삼성·대우·현대중공업 자동차 3사등 전 업종에 걸친 수출기업들이 「ISO 14000」에 대비한 체질개선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임육기 공진청 국제인증국장은 『「ISO 14000」은 적당히 구색을 맞추는 정도론 통하지 않는 포괄적이고 강력한 무역장벽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그룹 지구환경연구소의 진용 부장은 『이 제도가 본격 시행될 경우 국내 기업들도 해외 마케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인증을 못 받은 기업은 상품 자체에 규제가 들어올 수 있으며 환경의식이 높은 서구 소비자들에 대한 광고에서도 결정적인 결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전문가들에 의하면 외국의 경우 이미 영국은 「ISO 14000」과 유사한 자체 환경인증규격(BS 7750)을 마련, 인증없는 기업의 제품 수입을 차단할 태세이며, 유럽연합(EU)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중인 그린라운드가 환경파괴 기업에 대한 제재기준으로 「ISO 14000」을 채택할 가능성이 커 「ISO 14000」 발효는 우루과이라운드(UR)에 이은 「제2차 세계 경제대전」인 그린라운드(GREEN ROUND)시대의 본격 개막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올해의 환경친화적기업」에 뽑힌/두산제관 권형석 사장/“캔 감량 수성도료 사용/회수팀 구성 적극 재활용/환경오염업체 편견깼죠”
맥주 음료수등의 용기로 사용되는 캔을 생산하는 두산제관(사장 권형석)은 환경부로부터 「올해의 환경친화적 기업」으로 선정됐다. 두산그룹이 환경오염을 줄이는데 노력한 우수기업임을 정부가 인정하는 「환경친화적 기업」으로 선정된 것은 「용기 제조업체는 환경오염업체」라는 편견을 깨뜨리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룹차원에서 페놀사건 이후 환경문제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했으며 기업 이미지 쇄신을 위해 환경을 최우선의 목표로 정해 실천한 성과입니다. 특히 환경오염업체로 오해받고 있는 캔제조업체가 다른 업체보다 선도적으로 환경경영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권사장은 「환경친화적 기업」으로 선정된 비결은 회사가 실천하고 있는 「5R」운동에 있다고 설명했다. 「5R」는 감량(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 재구성(Reformulation) 재배치(Redesign)를 뜻하는데 폐기물사용을 줄이고, 제품을 다시 사용·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생산과정상 유해요인을 줄이고, 환경오염을 줄이는 방향으로 제품디자인을 바꾸는등의 활동이다. 두산제관은 최근 캔의 무게를 크게 줄임으로써 폐기량을 최소화했고 캔회수 전담팀을 구성, 재활용에 나섰다. 또 캔에 칠하는 도료를 솔벤트를 사용하는 유성도료에서 물을 사용하는 수성도료로 바꿔 작업환경을 개선하고 캔 마개를 분리형에서 부착형으로 디자인을 바꾸었다.
권사장은 『캔의 무게를 줄이는 것은 회사측에 원가절감효과를 주지만 캔 회수활동이나 도료 교체등은 생산원가를 늘리는 작업』이라며 『그러나 기업의 환경오염 방지 노력이 장기적으로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환경친화적 경영』이라고 강조했다.
권사장은 또 『캔 하나를 버리는 것은 10원짜리 동전을 버리는 것과 같은데도 소비지나 가게에서 캔을 재활용하려는 의식이 부족한 편』이라고 지적하고 『환경보호는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동참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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