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자정서 돌릴 묘책도 “안개속”최근 범여권끌어안기 행보로 분주한 김윤환 민자당대표는 의욕만큼이나 고심도 더해가는 것같다. 민자당간판을 맡아 자신의 역할공간을 최대한 넓혀보겠다는 생각이지만 그를 둘러싼 당안팎의 정치환경이 녹록치않기 때문이다.
물론 강삼재 사무총장이 전격발탁된 이후 그의 위상에 쏠렸던 의구심은 상당부분 해소돼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민정계총장을 원했던 그의 희망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허주(김대표의 호) 역시 허세대표에 머무는게 아니냐』는 지적과 강총장등과의 불협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잖았다. 심지어 대구·경북의원들은 『허주가 또 들러리역할에 그친다면 TK정서가 허주조차 버릴지도 모른다』는 심드렁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흐름은 김대표 특유의 세몰이와 강총장의 낮은 자세가 어울리고 중간당직 인선이 뚜껑을 열면서 일단 『불안하지만 한번 지켜볼만한 동거체제』라는 관망쪽으로 기울고 있다.
하지만 당안팎의 토양은 여전히 척박하기만 하다.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반민자정서는 좀처럼 돌아설 기미가 없다. 총선을 불과 8개월 남기고도 민심을 되돌릴 수 있는 묘수를 찾기도 쉽지 않다. 소속의원들의 동요와 계파갈등 등이 뒤섞인 당내문제도 뇌관이다.
김대표도 이같은 사정을 직시하고 있다. 그렇지만 대표가 된 지금 이를 누구에게 불평할 수도, 전가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더욱이 그동안 외곽에서 여권의 정치행태를 비판해온 당사자라는 점에서 김대표는 그 비판의 대안, 해법을 제시해야할 입장이다. 측근들은 『낙천적 성격인 허주도 최근에는 웃음을 잃었다』고 전했다. 그만큼 그가 노심초사하고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장 내놓을 비책(비책)은 없다. 따라서 그도 『하나하나 풀어가면 여권이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감할 것』이라는 지구전을 펼 수밖에 없는 듯하다.
이런 맥락에서 김대표가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일은 여권결속이다. 전직대통령(전두환·노태우) 예방, 헌정회 방문(28일), 이북5도민대표와의 만찬(30일), 군부대위문(9월4일) 등이 범여권결속의 상징적 제스처라 볼 수 있다. 아울러 이한동 국회부의장 최형우 의원 김덕룡 의원등과 순차적으로 회동, 「중진역할론」을 전파하고 있으며 신현확 전총리등 정계원로들과 만나 도움을 요청할 계획이다. 전체 의원들을 지역별로 만나는 일정도 예정돼있다. 이밖에도 29일 대구에서 현지민원을 듣고 31일 충남 충북을 방문하는데 이어 다음달 4일 강원도를 들르는등 바쁜 일정을 잡아놓고 있다.
청와대 내각과도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총리 민자당대표 안기부장 비서실장등이 참석하는 고위당정을 정례화, 주요 국가정책이나 정치적 결정을 상의하는 통로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이런 노력이 여권 결속을 담보하고 민심을 돌릴 수 있느냐이다. 김대표의 측근들은 『대세는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고있다. 허주구상이 혼란스런 정치환경에서 어떤 생명력을 가질지 주목된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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