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통신망 마비·전염병 창궐·식량난까지한반도 전역을 강타한 폭풍우로 남한은 물론 북한지역도 엄청난 물난리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의 경우는 가옥침수나 이재민발생등 폭풍우로 인한 가시적인 피해 외에도 콜레라등 각종 전염병의 창궐과 농경지침수에 따른 식량난 가중등 이중 삼중의 피해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확하고 구체적인 실상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북한과 인접한 중국도시의 교포들에 의해 피해상황이 간접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북한당국도 통상 「불리한 것은 보도하지 않는다」는 관행에도 불구, 대외용인 중앙통신을 통해 일부 피해상황을 알리는 이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관영 중앙방송을 통해 김정일이 수해복구에 적극 나서는 모습을 부각, 물난리를 계기로 오히려 김정일의 영도력을 강조하고 있다.
중앙통신은 지난 21일 『일부지역에 1∼2시간동안 6백㎜의 폭우가 내리는등 유례없는 비가 내려 7월31일 수풍호가 범람하고 8월8일 압록강의 최고수위가 1923년과 1935년 홍수때의 6.8를 넘어서 7에 육박했으며 신의주 일부가 물에 잠겼다』고 보도했다.
이에앞서 18일에는 압록강유역 신의주와 의주군 일부지역이 집중호우에 이어 서해 밀물이 들이닥치는 바람에 침수됐으며 2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대동강유역은 맹산지방에 8백㎜, 덕천지방에 8백30㎜의 비가 내리는등 거의 매일 집중호우가 쏟아 졌다는 것이다.
중국 거주 동포들이 전하는 피해상황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신의주시는 강둑이 넘쳐 아파트 2층까지 물이 차고 모든 농경지들이 침수돼 수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또 신의주 인근 지역은 철도·도로및 통신시설이 완전 파손돼 피해상황조차 파악할 수 없었고 평양과 베이징(북경)간의 국제열차도 1주일 이상 운행이 중단됐다는 것.
평양에도 지난 6일부터 이틀간 3백㎜의 집중호우가 내려 수도물공급이 중단됐으며 평양―원산 고속도로도 곳곳이 붕괴돼 동―서 교통이 두절되는 사태가 빚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집단생활과 열악한 생활환경때문에 콜레라등 수인성전염병이 창궐하는 지역이 늘어나고 있으며 추수기를 앞둔 농경지 침수로 인해 최악의 작황이 예상되는등 식량난 가중이 우려되고 있다.
북한 일부지역에서는 요즘도 땔감을 연료로 쓰는 데다 논밭은 과거 김일성의 교시에 따라 계단식 다락밭을 많이 개간했기 때문에 이번 비로 인한 피해가 특히 컸다.
북한은 그러나 중앙통신및 중앙방송등을 통해 김정일이 직접 「구조전투」에 앞장선 결과, 「단 한명」의 희생자도 없이 모든 사람들이 구원됐다는 식으로 물난리를 오히려 김정일의 영도력을 선전하는 계기로 삼으려 하고 있다.<홍윤오 기자>홍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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