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맛바람 세다” 비난에 한동안 활동자제/이번 기회로 「퍼스트레이디 재선」 재시동『조용히 지내겠다』며 한동안 미정계를 「떠나 있던」 클린턴대통령 부인 힐러리여사가 이번에 다시 전세계 뉴스의 각광을 받고 있다. 미백악관은 25일 내달 4일부터 15일까지 중국 베이징(북경)에서 개최되는 유엔 세계여성대회에 힐러리여사가 미국대표단의 명예회장으로 참석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힐러리여사의 「베이징행」은 그 자체로도 뉴스거리이지만 뉴스의 초점이 된 또 하나 이유는 우여곡절이 많았던 참석 결정과정에서 그가 지극히 「비힐러리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힐러리여사는 당초부터 자신이 미국대표단의 명예회장직을 맡아 중국여성의 인권과 지위향상을 위해 영향력을 화려하게 발휘해 볼 심산이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중국출신 미인권운동가 해리 우를 간첩활동 및 국가기밀누설 혐의로 체포하면서 힐러리여사의 베이징행 여부는 본의 아니게 미국의 대중 카드로 변질됐다.
백악관은 힐러리여사의 중국방문이 중국당국의 해리 우 체포에 대해 일종의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면서 『참석결정은 대단히 어려운 문제』라고 중국측에 압박을 가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힐러리여사는 참석하고 싶다는 생각을 더러 비치기는 했으나 큰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는 후문이다.
이처럼 자신의 거취가 외교카드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면서도 「나서지」않은 사실을 두고 미국 국민은 힐러리답지 않은 행동이라고 보았다. 정치 참여 욕구가 강한 힐러리가 계속 침묵하고 있는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는 분위기도 있었다.
이와는 달리 해리 우가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클린턴 대통령이 서부에서 휴가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베이징대회에 힐러리여사가 참석할 것이라는 백악관 성명이 즉각 나온 것은 그의 정치력이 강하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역시 「힐러리적」이었다는 얘기이다.
이 때문에 공화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나온 백악관의 성명에 눈살을 찌푸리고있다. 차기 대권주자인 보브 돌 상원의원 진영은 『여성 인권만 중요한게 아니다. 중국에서는 남성 인권문제도 심각하다』는 식으로 비꼬는 논평을 내놓기도 했다.
한때 「미국판 치맛바람」 「힐러리대통령 클린턴소통령」으로 눈치를 받던 힐러리여사는 지난 중간선거에서 클린턴의 민주당이 대패한 후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백악관안에서 『조용히 있는 것이 남편을 돕는 길』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힐러리여사의 이번 중국방문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화려한 활약을 하고 돌아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힐러리가 자신의 「퍼스트레이디 재선」을 위한 워밍업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인 것이다.<워싱턴=정병진 특파원>워싱턴=정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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