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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와도 경쟁할입장 아니다”/모두발언·일문일답 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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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와도 경쟁할입장 아니다”/모두발언·일문일답 요지

입력
1995.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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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끝나면 일개 시민 돌아갈것/북핵 실랑이가 가장 어려웠던 때 김영삼 대통령은 25일낮 1시간여동안 청와대 본관1층 충무실에서 출입기자단과의 오찬간담회를 갖고 지난 2년6개월 동안의 소회와 남은 임기동안의 각오등을 밝혔다. 김대통령은 도토리국수를 메뉴로 한 식사가 끝나자 30여분에 걸쳐 미리 준비한 모두(모두)발언을 하고 간단한 일문일답을 가졌다.▷모두발언◁

그동안 취임때 국민에게 약속한 여러가지 일들에 대해 사심없이 노력했다고 생각하지만 솔직히 말해 시행착오도 있었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국민여론수렴이 미흡한 부분도 적지 않았다. 앞으로 2년반 임기의 새로운 대통령에 취임한다는 기분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하겠다.

요즘 언론에서 자꾸 새로운 어떤 시대가 도래한다고 보도하지만 나는 임기가 끝나면 일개 시민으로 조용히 돌아갈 것이다. 2년6개월뒤에 어떤 일을 하려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누구와도 경쟁할 입장에 있지 않다.

지난 2년6개월은 참으로 힘들고 고독한 기간이어서 마치 26년이 지난 느낌이다. 중요한 판단이나 결정을 할 때마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몇번씩 다시 생각하는게 대통령의 자리이다. 훗날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는 몰라도 대통령직은 나에게 결코 영예스런 자리가 아니라는 것이 뼈저리게 느낀 소회이다.

훌륭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차세대에게 넘겨주는게 나의 소임이다. 변화와 개혁, 부정부패의 척결은 취임때와 마찬가지로 추진하겠다. 동시에 국민통합과 대화합이 중요하며 변함없이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겠다.

▷일문일답◁

―내각및 청와대 개편은 어떻게 됩니까.

『오늘은 나의 심경을 얘기하는 자리로 끝냈으면 좋겠습니다』

―결코 영예가 있을 수 없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고뇌와 고독뿐이었다는 얘기입니다. 자는 시간을 빼고는 한시도 고뇌하고 고민하지 않은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시행착오였다고 생각하십니까.

『굳이 여기서 밝히지 않겠습니다. 아무튼 2년반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더 열심히 대통령직을 수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주었으면 합니다』

―2년반동안 제일 어려웠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취임직후인 93년 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를 선언했고 핵무기를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선언해 핵문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데 2년이 걸렸습니다. 그때는 거의 잠을 못잘 정도로 긴박한 상황이었고 심각한 사태까지 갔었습니다. 그러나 마지막까지 내 자신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미국에도 자제를 강력히 요청, 경수로를 가지고 해결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최근 북한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북한의 식량사정이나 비 피해등 모든 것을 알고있지만 여기서 구체적으로 얘기 안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솔직히 우리가 상상도 못할 정도입니다』

―대통령께서 좀더 여유를 가졌으면 한다는 지적이 있는데요.

『클린턴미대통령이 3주간 휴가를 떠났는데 자신이 보낸 특사의 장례식에 참석한 뒤 바로 휴양지로 갔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집권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너무 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가 문민정부를 이루고 경제력이 세계11위에 이르는등 엄청난 일을 했는데 이 두가지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모든 것이 한꺼번에 이뤄지리라고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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