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하자마자 세계 곳곳 품절·고객 장사진/1개사 영향력 너무커져 통제불능 우려도컴퓨터 황제인 빌 게이츠(39) 미 마이크로 소프트(MS)사 회장이 구축한 「정보 제국」이 전세계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MS도스」와 윈도즈로 이미 개인용컴퓨터(PC) 운영체계(OS) 분야를 평정한 게이츠의 MS사가 24일 시판에 돌입한 새로운 운영체계인 「윈도즈95」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선풍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시간상 지구촌에서 가장 먼저 판매를 시작한 뉴질랜드에서는 전날 밤부터 상점마다 컴퓨터광들이 몰려들어 하루 예상 판매량이 1시간만에 동이 났다. 또 미 전역의 컴퓨터 상점은 고객들을 위해 철야영업을 했으며 세계 주요도시에서도 새벽부터 상점마다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혁신적 기능을 갖춘 윈도즈95 출시가 컴퓨터산업 전 분야에 대변혁을 몰고 올 것이라는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이 이미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워싱턴주의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성대한 출시파티를 개최한 게이츠 회장은 『전체 PC시장의 80%를 점하는 2백80여 컴퓨터 회사들이 윈도즈95를 미리 내장하거나 시판이후 곧 설치키로 했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향후 4개월동안 3천만개, 내년말까지는 7천만개의 판매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기염을 토하며 전세계 시장석권을 장담했다.
13세때 독학으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익혀 일찍이 「컴퓨터 신동」의 자질을 보인 게이츠는 부모의 뜻에 따라 명문 하버드대에 진학했다. 그러나 컴퓨터에 대한 애착을 버리지 못한 그는 스무살에 대학을 중퇴하고 소프트웨어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는 75년 PC용 컴퓨터 언어인 「베이식」을 개발, 이를 상품화하기 위해 MS사를 설립했으며 80년 MS도스, 87년 윈도즈를 차례로 내놓으면서 업계의 지배자로 자리잡았다.
남보다 앞서 미래를 예측하는 본능적 감각을 지닌 게이츠는 직원들에게 창의력을 강조, MS사는 여느 회사와 달리 언제나 대학구내만큼 자유스런 분위기가 감돌아 「캠퍼스」로 불린다.
한때 미국 여성들로부터 「최고의 남편감」으로 선망되던 노총각 게이츠는 지난해 1월 사내 전자우편으로 밀애를 나눠온 부하직원 메린다 프렌치와 결혼했다. 그는 또 카레이스를 즐기는 스피드광이기도 하다.
천재적인 머리에 탁월한 경영능력까지 겸비, 컴퓨터만으로 세계최고의 갑부(재산 1백29억달러)에 오른 게이츠는 그러나 정보제국을 구축한다는 비난속에 경쟁업체들은 물론 미정부의 견제를 받기도 했다. 「정보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는 정보화 시대」에 한 회사의 영향력이 너무 거대할 경우 통제가 불가능하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다.
윈도즈 95 출시는 『PC 하나로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모든 정보를 손끝에서 얻어낼 수 있는 미래사회 실현』이라는 게이츠의 꿈을 한층 구체화시켜줄 것이 분명하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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