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우산 등 끼워줘 “배보다 배꼽더커”/외제사은품 싼값반입 법제재도 못해양담배 판촉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1천원안팎의 양담배 2∼3갑을 사면 탁상시계나 우산, T셔츠등을 끼워준다. 담배값보다 더 비싼 선물을 끼워주는 셈이다. 이러는 사이 양담배 점유율은 어느새 두자리숫자가 돼버렸다. 담배인삼공사는 양담배의 판촉경쟁을 울며겨자먹기로 바라만 보고있다.
특히 끼워주는 사은품이 통상 외국에서 제작, 낮은 수입가격으로 국내로 들어와 양담배회사들은 공정거래법상의 제재도 받지않는다. 더구나 스포츠캡등 청소년층이 좋아하는 사은품을 뿌리는 경우도 있어 청소년들의 흡연충동을 자극한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
세계적인 담배메이커인 미국의 P사는 1천2백원짜리 F담배 2갑을 사면 고급 머그컵을, 3갑을 사면 탁상시계를 끼워준다. 지난 7월에는 장마철을 앞두고 이 담배 3갑에 고급우산을 제공해 한 편의점에서는 이 회사 담배가 순식간에 동이 나기도 했다.
또다른 미국 담배회사인 K사는 7월부터 1천원짜리 K담배 2갑을 사면 담배이름이 새겨진 스포츠캡을 사은품으로 주고 있고 B회사는 1천원짜리 K담배 2갑에 회사 로고가 들어있는 면T셔츠를 끼워주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모편의점 종업원 원모(20)양은 『사은품을 끼워주면서 양담배 매출이 3∼4배나 늘었다』며 『사은품을 타기 위해 담배를 사는 청소년도 많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지난 5월 담배 2갑에 CD(콤팩트디스크)를 끼워 판 미 P사를 「독점규제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는 『미국에서 직접 만들어 수입해오는 사은품 가격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가격수준』이라며 「제재불가」결정을 내렸다.
한국소비자연맹의 이향기(41)씨는 『외국 담배회사들이 사은품을 이용해 경쟁적으로 판촉활동을 벌이기 시작한 뒤 양담배의 시장점유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며 『자국에서는 판촉물을 전혀 끼워주지 않는 외국 담배회사들이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의 흡연을 충동하는 과도한 판촉전을 벌이는데 대해서는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김경화 기자>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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