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총장 파격기용 “정치실험”/외형상 지역계파안배도 고려민자당이 22일 단행한 당직개편은 외형상 지역안배, 계파고려, 세대교체등을 함축한 다목적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민정계 대표―민주계 총장」은 현 정권출범 이후 전형으로 굳어진 구도로 당내 계파균형에 초점을 맞추고있다. 아울러 주요 당직을 경북(김윤환 대표) 경남(강삼재 총장) 수도권(서정화 총무) 충청(김종호 정책위의장) 서울(김영구 정무장관) 등 지역별로 안배한 점도 특징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이번 인선의 요체는 세대교체이며 그 비중은 지역안배, 계파고려를 압도하고 있다는게 중론이다. 40대 초반인 강삼재 총장의 기용은 「파격」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당내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청와대도 강총장의 발탁을「세대교체의 메시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원종 정무수석은 『김영삼대통령이 구상하고 있는 세대교체의 한 모습』이라며 『43세인 강총장의 기용은 김기재(49세)총무처장관의 발탁과 맥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굳이 청와대의 설명이 없더라도, 정당사상 흔치않은 40대 총장의 기용은 김대통령의 구상이 정치권의 쇄신과 변화에 기울어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때문에 민자당 의원들은 40대 총장의 발탁이 15대총선을 앞두고 대대적인 물갈이로 이어질지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청와대측은 『민자당의 새 라인업은 노장의 조화로 힘을 발휘, 내년 총선을 주도할 것이다』라고 공식적으로는 균형의 의미를 강조했다. 청와대측은 또 『김윤환대표의 위치가 인위적인 물갈이에 대한 당내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고있다. 하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물갈이」를 필연적인 수순으로 생각하는 분위기이며, 이런 인식은 향후 당운영, 동요하는 의원들의 거취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 대목에서 주목할 부분은 총장―총무―정책의장의 라인업에 김대표의 의사가 선별적으로 수용됐다는 점이다. 김대통령이 총무·정책위의장에 대해서는 김대표의 천거를 받아들였지만 총장은 전적으로 자신의 판단으로 발탁했다는 사실이 의미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대통령의 친정체제 강화로 풀이되고있으며 『당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당의 직할통할, 나아가 통치권 누수를 용납하지않겠다는 메시지이자, 내년 총선을 당총재로서 주도적으로 치르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셈이다.
문제는 김대표―강총장의 구도가 조화의 묘를 살릴 수 있느냐이다. 당내에는 낙관적 전망과 부정적 시각이 혼재하고있다. 당직자들은 『김대표가 정치를, 강총장이 실무를 맡는 역할분담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있다. 그러나 상당수 의원들은 『강총장보다 나이어린 의원이 몇 사람 안되는데 과연 그가 당을 통괄할 수 있겠느냐』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있다. 이들은 또 『강총장의 등장은 김대표에 대한 일종의 견제카드로 계파갈등의 소지를 안고있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이번 당직개편은 일종의 정치실험이며, 그 성패여부에 따라 여권의 역학구도와 정국운용기조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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