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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가도 초반돌풍/필 그램 상원의원(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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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가도 초반돌풍/필 그램 상원의원(뉴스 메이커)

입력
1995.08.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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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아성 아이오와주 모의투표서 공동선두에/한국계부인 내조 큰몫… “대권판도 역전” 기염미공화당의 대통령 후보 지명레이스에 뛰어든 필 그램 상원의원(52 ·텍사스주)이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9일 아이오와주 에임스시에서 실시된 공화당 대통령 후보지명 모의투표에서 예상을 뒤엎고 유효투표중 24%의 지지율로 보브 돌 상원원내총무와 공동선두를 기록한 것이다.

비록 모의투표지만 그간 각종여론 조사에서 1대3의 비율로 돌후보에 열세를 보이던 그램후보진영을 고무하기에 충분한 성적이었다. 불과 6개월 뒤 미전역에서 처음으로 공화당후보 지명선거가 치러질 아이오와주에서 거둔 성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오와주는 그간 돌의 표밭으로 인식돼온 곳이다.

10명의 공화당 출마후보중 그램을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간주해온 돌후보진영은 그램의 초반 기세에 당황한 표정이 역력하다. 돌의원은 『그램진영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버스로 대거 동원해 투표에 나섰기때문에 그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수 밖에 없었다』고 의미를 애써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돌의원은 선거참모들을 긴급 소집, 장시간의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이번 투표를 계기로 공화당의 대권후보 판도를 역전시킬 결정적 전기를 마련했다고 판단한 그램은 시종 득의양양하다. 『돌의 명성은 높지만 국민들은 그의 리더십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투표는 여실히 입증했다』면서 『돌의 뒤뜰인 아이오와에서 선전했다면 이는 우리가 미국전역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얘기』라며 기염을 토했다.

그램의 초반 선전뒤에는 하와이 이민 3세인 한국계 부인 웬디 리 그램여사(50)의 적극적인 내조도 큰 몫을 했다. 부시전대통령시절 장관급에 해당하는 연방 선물(선물)교역위원회(CFTC) 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웬디여사는 시종 남편을 그림자처럼 따라 다니며 수석 참모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웬디여사는 지난 88년 대선때 당시 공화당후보인 부시―퀘일진영에서 아시안위원회의 공동의장을 맡은 적도 있는 노련한 선거전략가이다. 그램의 강점중 하나인 정치자금 모금능력도 사회 각계에 발이 넓은 웬디의 조력이 절대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무뚝뚝한 그램이지만 아내 사랑은 남다르다. 그는『아시아계 부인이 대권가도에 마이너스 요인이 아니냐』는 언론의 빈번한 지적에 『아내와 대통령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아내를 택하겠다』고 주저없이 말 할 정도다. 아내에 대한 사랑때문인지 그램은 『대통령에 당선되면 첫 임기내에 한반도가 통일될 수 있도록 산파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말하고있다.

그램이 정계에 입문한 것은 지난 78년 하원의원에 당선하면서부터. 당시 그램의 당적은 민주당이었지만 83년 레이건대통령의 경제정책을 지지, 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은뒤 공화당으로 옮겨 84년과 90년 내리 상원의원에 당선됐다. 한국인의 피를 이어받은 웬디여사의 열띤 내조를 등에 업은 그램의원이 과연 숙적인 돌의원을 제치고 공화당 후보로 낙점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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