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란 특정상품을 상징하는 단어나 로고, 기타 여러가지 표지를 부착함으로써 소비자로 하여금 그 상품과 생산자를 식별하게 해준다.상표의 가치는 경우에 따라서 천문학적인 단위가 되기도 한다. 미국 담배회사인 말보로의 상표가치는 회사 전체자산의 반이 넘는 4백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회계법인들은 평가하고 있다.
몇달전 미국에서는 재미있는 판례가 있었다. 3월28일 미 연방대법원은 퀄리텍스사 대 제이콥슨 프로덕츠사의 재판에서 『색채 한가지만으로도 2차적 의미를 취득하면 상표등록을 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려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이 판결이 나온 후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비롯한 굴지의 멀티미디어기업들이 냄새를 상표로 등록하려 하고 있다. 색깔을 상표로 인정한다면 냄새를 인정하지 않을 근거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착안한 방법은 「긁고 냄새맡기」이다.
현재 CD는 한 면만을 사용해 쓰지 않는 면에 냄새를 장기간 보존시키고 CD롬드라이브등 하드웨어에 작은 선풍기를 장치해 독특한 냄새를 풍김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자사제품을 보면 그 냄새를 연상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멀티미디어 제품에 후각까지 이용하려는 획기적인 아이디어이다.
물론 사람들이 좋아하는 냄새가 한정돼 있고 좋아하는 냄새도 인종이나 나이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어 냄새상표의 채택에 무리가 따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그 시도가 가시화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기업들도 냄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정부 역시 이에 대한 기준설정 등 대책을 수립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할 단계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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