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장르 능통 뛰어난 장인/신비한 사랑 그린 「문스트럭」으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셰익스피어가 말했다시피 둥근 달이 지상에 너무 가까이 다가오면 남자들은 미치기 마련이다. 남자들 뿐 아니다. 개들마저 흥분해 짖게 만든다. 짙은 색깔의 붉은 포도주 맛처럼 로맨틱해 다 보고나면 강바람이라도 쐬어야 두근대는 가슴이 가라앉을 것 같은 로맨틱 코미디 「문스트럭」(MOONSTRUCK)은 어른을 위한 동화다.
뉴욕 브루클린의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의 들락날락하는 로맨틱한 관계를 그린 이 영화는 탁월한 기량을 지닌 감독 노만 주이슨(NORMAN JEWISON·69)의 기민한 솜씨가 절정에 이른 작품이다. 그의 삐딱하고 시치미 뚝 떼는 위트가 보통 즐거운게 아니다.
영화속에서 딘 마틴이 『둥근달이 당신 눈에 피자파이처럼 비칠 때면 그것이 바로 사랑이지요』라고 흥얼대듯이 이 작품의 두 젊은 남녀주인공을 비롯해 약간 노망기가 있는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은 다 밤하늘에 휘영청 매달린 큰 빈대떡 같은 둥근달이 발산하는 마법 때문에 사건들을 저지르게 된다. 달이 높이 돋아서 사람들은 자신과 또 서로간의 진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멋은 없지만 진실하고 성실한 자니(대니 아이엘로)는 어머니를 임종하기 위해 시실리로 떠나면서 약혼녀 로레타(셰어)에게 자기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빵장수 동생 로니(니콜라스 케이지)를 만나 보라고 당부한다. 한 손이 없는 빵장수 로니는 약간 짐승같고 발음도 분명치 않지만 매우 민감하고 오페라를 좋아하는 고독한 젊은이다.
링컨센터에서의 오페라 「라 보엠」과 둥근달 같은 것들이 이유가 돼 결국 로레타와 로니는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혼란은 극에 이른다. 로니는 로레타에게 『우리는 자신들을 못쓰게 만들고 가슴을 상하게 하며 또 잘못된 사람을 사랑하다가 마침내 죽기 위해 여기 있는 것』이라고 악을 써 댄다.
앙상블 캐스트의 연기가 좋은 가운데 셰어의 새침을 떨면서도 책임감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매력적인 연기가 일품이다. 셰어는 로레타역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는데 로레타 어머니역의 올림피아 듀카키스도 조연상을 받았다. 주이슨은 이 영화로 베를린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캐나다 토론토 태생인 주이슨은 택시를 몰며 번 돈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BBC TV에서 배우와 작가로 활동했다. 이어 캐나다 TV에서 감독수업을 한 뒤 미국으로 와 CBS TV를 위해 여러편의 뮤지컬을 제작 감독했다. 로맨틱 코미디(꽃을 보내지 마세요), 풍자극(러시안이 몰려온다), 심각한 드라마(밤의 열기 속으로), 뮤지컬(지붕 위의 바이올린)등 다양한 장르에 능통하다.
그의 특징은 어떤 특정한 형태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것인데 솜씨의 높낮이가 고르지는 못하지만 뛰어난 장인임에 분명하다.<미주본사 편집위원>미주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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