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보현에 딸잃고 의료봉사 새삶/2심서 “정상참작” 벌금형으로공갈미수혐의로 죄인으로 전락한뒤 시골 보건소에서 의술을 베풀던 전직의대교수에게 법원이 관용을 베풀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재판장 김경일·김경일 부장판사)는 20일 J건강관리소원장 정모씨의 허위진단서작성 등 사건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정씨를 협박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전J의대교수 박모(56)씨에게 징역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이례적으로 벌금 2백만원을 선고했다. 정씨는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박씨는 80년 정씨로부터 병원이사장 자리를 제의받고 교수직을 사직, 1억여원의 돈까지 투자했으나 정씨가 부설병원 과장으로 근무토록 하자 『3억원을 주지않으면 환자의 70%이상을 결핵으로 허위진단한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 86년 정씨와 함께 구속됐다.
보석으로 석방된 박씨는 재판이 진행중이던 지난해 9월 둘째딸(당시 24세)이 살인마 온보현(38)에게 살해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둘째딸은 명문대를 졸업한뒤 장래가 촉망되는 특수학교 교사였다. 이후 박씨는 딸을 기리며 한 시골보건소에서 의료활동을 펴왔지만 지난2월 1심재판부가 공갈미수죄를 적용, 징역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는 바람에 의술활동 자격을 잃었다.
2심재판부는 그러나 『유죄인 점은 인정되나 한때 교수였던 박씨가 범행을 참회하기 위해 의술로써 사회에 봉사하고 있고 딸마저 잃은 점등을 참작,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형을 선고한다』며 관용을 베풀었다.<박정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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