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자금 풍성·뭉칫돈 채권시장 몰려연중 최대 자금수요기인 추석이 임박했는데도 금리가 연일 떨어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돈 쓸 사람(수요)이 많으면 「돈 가격(금리)」은 오르기 마련인데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 이때문에 올 추석엔 기업들이 돈 구하는데 애를 먹거나 비싼 금리를 물어야 하는 「추석자금난」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시중실세금리 지표인 회사채(은행보증 3년물)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13%포인트 떨어진 연 12.30%를 기록, 1년2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다소 오르긴 했으나 연 12.95%로 12%대를 유지했다.
이처럼 최근 금리가 떨어지는 주요인은 최대 자금수요처인 기업들의 여유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하반기를 정점으로 경기활황이 끝났다고 판단, 설비투자를 줄이고 벌어들인 돈을 금융시장에 돌리고 있다. 이는 「엔저 추세」로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기업들이 엔저를 발판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경우 전자 자동차 조선등 국내 주력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더욱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과세를 앞두고 「뭉칫돈」들이 채권시장에 몰리고 있는 것도 금리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는 곳은 채권과 주식시장.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이 침체를 거듭하고 있어 「뭉칫돈」이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자금운용을 맡은 금융기관들이 회사채가 발행되기가 무섭게 모두 쓸어가고 있다.
시중에 자금이 넘쳐나는데도 물가상승률은 연말 억제목표선인 5%대를 밑돌고 있어 금리하향세를 돕고 있다. 돈이 너무 풀려 물가가 불안해지면 통화당국이 통화환수조치를 내릴 수밖에 없고, 금리가 오름세로 반전될 수 있다. 그러나 물가가 안정세를 유지할 경우 통화당국이 급격한 통화환수로 금리안정세를 깨뜨릴 이유가 없다. 김원태 한은 자금부장이 『올 추석자금으로 6조∼7조원이 풀릴 예정이나 추석이후 급격한 통화환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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