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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패배 책임감 안고 떠나는 이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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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패배 책임감 안고 떠나는 이춘구

입력
1995.08.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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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마지막 당무회의 “신뢰받는 정당 바랐는데…”민자당의 이춘구대표는 여간해서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래서 표정만 보고 그의 심기를 예단하기는 좀처럼 힘들다. 이대표는 18일 마지막으로 주재한 당무회의에서도 평상심을 견지했다. 그러나 이대표의 내심에는 적지않은 소회가 깔려있는 듯 했다.

당무회의 말미에 그는 사실상 이임사인 짧은 인사를 했고, 그 행간에는 고통이 묻어나 있었다.이대표는 이임인사에서 『6·27 지방선거에서 민심이 우리에게 멀어진 사실만 확인하고 물러나게 됐다.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당이 민주적 정당, 당내 화합으로 국민신뢰를 받는 정당이 되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스스로 설정한 기대치를 이루지 못했다는 회한이었다.

당무위원들은 이대표의 인사가 끝나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한 당무위원은 『물러나는 대표에게 보내는 의전적 박수가 아니었다. 그동안 그가 겪었던 고뇌에 당무위원 모두가 공감한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 그는 재임기간에 이렇다할 업적은 없었지만 주어진 한계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그가 이러한 평가에 그리 달가워하지도 않는 것같다. 주변의 덕담 보다는 선거패배의 책임감, 어려운 정국현실등이 그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심정이기에 그는 21일의 전국위원회에 참석지 않으려 하고 있다. 이대표는 참석을 권하는 당직자들에게 『신임 대표가 등장하는 축제에서 전임 대표는 누가 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누가 대표가 되든 어려운 때인 만큼 당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이영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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