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때 수법비슷 “알제리계 회교소행” 추정/경찰 비상속 터져 더충격 10년전 악몽 우려10년전 프랑스 파리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던 연쇄폭탄 테러가 다시 재연되는 것인가.
지난달 25일 90여명의 사상자를 낸 생미셸역의 도시고속전철(RER) 폭탄테러에 이어 17일 개선문이 있는 샤를르 드골 에투알 광장에서 또다시 폭탄테러가 발생하자 파리 시민들은 지난 85∼86년 회교 게릴라들에 의해 자행됐던 연쇄테러 악몽을 떠올리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생미셸 사건이후 파리전역에 둘러쳐진 삼엄한 보안 경계망을 조롱이라도 하듯 3주일여만에 터진 이번 사건은 1차 테러와 여러모로 유사해 프랑스 당국은 일단 두 사건이 동일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두 사건은 모두 파리의 심장부를 강타했고 시간대도 각각 하오 5시30분, 하오 5시로 퇴근길에 발생했다. 사용된 폭탄도 아직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가스통을 개조해 만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수사당국은 RER 테러와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도 알제리계 회교 원리주의의 무장전위 조직이 저질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알제리 군사정권을 지원하는데 불만을 품고 지난해 12월 에어프랑스기 납치극등을 벌인 무장회교그룹(GIA)이 제 1의 용의선상에 올라있는 것이다.
특히 이날 테러는 매일 이 시간대에 무명용사에 대한 의식을 진행하는 개선문이 바로 마주 보이는 곳에서 발생, 프랑스 정부에 대한 보복및 경고 메시지를 담은듯한 냄새가 다분하다는 게 수사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지난달 1차 테러사건후 프랑스 당국은 알제리계 회교 과격파를 테러범으로 사실상 단정하고 범인 추적에 총력을 쏟아왔다. 당시 현장에서 수거한 폭탄잔해를 분석한 결과, 사용된 폭탄은 수박크기만한 캠핑용 부탄가스통을 개조한 것이며 이는 무장회교 그룹이 흔히 쓰는 제조기법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와관련, 지난 2월 프랑스내에서 암약중인 GIA 대원 1명이 검거됐는데 이 대원은 가스통을 이용해 폭탄을 만드는 방법을 실연하는 비디오 테이프를 소지하고 있었다. 또 목격자 증언에 의하면 사건 당시 생미셸역의 바로 앞역인 샤트레역에서 북아프리카인으로 보이는 청년 2∼3명이 자기네들끼리 불어로 『잠시후면 생미셸에서 멋진 파티가 열린다』고 낄낄대며 전철에서 내렸다는 것이다. 더욱이 알제리의 한 반정부 지하유인물도 생미셸 테러사건이 GIA의 소행이라고 주장, 프랑스 당국의 심증을 뒷받침했다.
폭탄테러직후 현장을 둘러본 알랭 쥐페 총리는 『프랑스가 폭탄테러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고 우려했으며 다년간 테러전담 판사로 활약했던 알랭 마소 하원의원은 TV에 나와 『10년전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며 제 3의 테러가능성을 지적했다. 파리시민과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도 1차 테러때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불안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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