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노려 외화만 상영… 국산 외면 강력조치요즘 서울시내에서 영화를 상영하지 않은채 며칠씩 문을 닫는 극장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상영할 영화가 없어서가 아니다. 모두 지난해 스크린쿼터(국산영화 의무상영일수)를 위반해 서울시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문화체육부의 요구에 따라 스크린쿼터를 위반한 42개 극장에 대해 무더기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번에 영업정지처분을 당한 극장중에는 종로일대와 강남의 유명개봉관이 다수 포함돼 있어 지금까지 극장주들이 스크린쿼터를 얼마나 소홀히 생각해 왔는가 알 수 있다.
지난 해에도 비슷한 위반사례가 나왔으나 그때는 연간 의무상영일수 1백46일중 문화체육부장관의 재량으로 20일을 감면해 준데다 나머지 20일에 대해 행정처분을 하지 않는 특별조치를 취해 영업정지를 받은 극장이 거의 없었다.
이것이 오히려 극장들로 하여금 이젠 1백6일만 지키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을 갖게 했고 극단적인 경우 흥행이 안되는 한국영화를 억지로 상영하느니 차라리 영업정지를 당하더라도 흥행성있는 외화를 상영하겠다는 태도를 갖게 했다는 지적도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2일 서울시극장협회가 영화법의 스크린쿼터 관련 규정에 대해 제기한 위헌심판청구를 기각해 스크린쿼터의 강제성을 인정했다. 문화체육부도 이 제도가 외국영화의 무차별 공격에서 한국영화를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라는 입장에서 보다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극장들의 태도가 바뀌지 않는 한 이같은 무더기 영업정지 사태는 앞으로도 매년 반복될 전망이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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