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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똑바로 살자”/김상철 태평양아시아협회 이사장(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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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똑바로 살자”/김상철 태평양아시아협회 이사장(특별기고)

입력
1995.08.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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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아보세” 구호는 이뤘지만 작은성취에 빠져 안일과 교만/감사하고 사랑하는 미덕 필요오늘날의 한국은 작은 성취에 취해 안일과 교만에 빠져있는 모습이다. 경제성장과 민주주의의 한단계를 이루었다해서 목표를 잃어버리고 성과를 탕진하고 있는 중이다. 감사할 줄 모르고 남의 공을 인정해주지 않으며 이웃에 대해 배려하지 않고 불편을 참을 줄 모른다.

이 시대 우리나라의 국가목표는 무엇인가.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의 구호는 일단 이뤘는데 이제 무엇을 새 구호로 내세울 것인가. 누구는 「삶의 질」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자칫 「더 잘 살아보세」나 「고급으로 살아보세」로 들릴까 두렵다. 이 구호로 처참한 억압과 공포에서 신음하는 북한동포를 불쌍히 여길 수 있을까? 가난한 나라의 외국근로자를 인간적으로 대해줄 수 있을까? 아니다. 고급스런 삶이 우리의 민족적 목표가 될 수는 없다.

이제는 「똑바로 산다」가 우리의 구호가 돼야 한다. 급성장 과정의 무리와 억지에 대한 대가를 치르며 우선 자신부터 질적인 변화를 이루고 인생의 목표를 바꿔야 한다. 「똑바로 산다」에 목표를 두게 되면 선택의 기준이 달라진다. 세계화는 경제전쟁과 적자생존의 정글화가 아니라 이념과 가치의 보편화로 파악하게 된다. 통일과정도 희대의 세습독재정권 김정일집단과의 친교가 아니라 압제에 신음하는 북한동포의 구원과 위로의 과업으로 알게 된다. 21세기 세계의 중심국가는 경제강국으로서가 아니라 인류의 나아갈 길을 밝히고 이를 위해 봉사하는 나라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우리 민족의 비전은 무엇인가. 「위력이 지배하는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도록」돕는 민족, 세계를 비추는 등불이 되는데 있다. 우리가 지금 누리는 경제번영과 민주주의도 다 그러한 민족의 사명을 감당할 재원과 여건으로 허락된 것이지 낭비하라고 준 것이 아니다. 민족적으로 숱한 고난과 시련을 거친 것도 이를 통해 인내와 사랑을 배워 뒤처진 민족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이다. 먼저 생활을 단순화하자. 친목과 건강과 여가에 쓰는 시간과 재물을 줄이고 이웃과 공의를 위하는 일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이웃이란 내 친척, 내 동창, 내 고향사람만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북한동포뿐만 아니라 외국인까지도 우리 이웃이다. 오늘을 감사하며 남을 인정해 주자. 이 나라가 이만큼 성장 발전하기까지 수고하고 공을 세운 이가 많을텐데 그 공을 인정하는데 너무 인색하다. 비판의 말이 줄어들고 감사의 말이 많아지기만 해도 사회분위기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좋은 일을 하는데 도와주고 복을 빌어줘야 한다. 사회는 악한 사람이 많아서 망하는 것이 아니라 선한 일 하는 일꾼이 적을 때 망하는 것이다. 선하고 의로운 일에 헌신하려는 사람이 없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돕는 손길이 적어 좌절케 되는 것이다.

오늘의 한국사람들은 바뀌어야 한다. 한국사회는 개조돼야 한다. 겸손한 태도와 사랑의 실천으로 우리 모두 거듭나야 한다.<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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