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여권핵심 향한 “다목적 신호”/총선서 세대교체로 승부 예고/대통령 「의지」 적극 이행 의사도/새정치회의·자민련 격렬반발 정국긴장정치권에 「3김시대 청산」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민자당의 김윤환 사무총장이 17일 대전에서 두 김씨(김대중 김종필)의 퇴진을 공개촉구하자 새정치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즉각 반격하고 나서 때아닌 긴장국면이 형성되고 있다.
여야 모두 지방선거후 당체제정비, 즉 내부문제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터져나온 이번 논쟁은 다소 엉뚱하다는 느낌이다. 때문에 「휴전기간」에 김총장이 3김시대의 종막, 퇴행적 정치상황 청산 등의 단적인 용어를 동원, 두 김씨를 공격한데 대해 정치권은 『왜』라는 의문부호를 던지고 있다.
김총장 측근들은 『평소의 지론』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사실 김총장은 6·27 지방선거때 대구에서 『문민정부 출범으로 3김시대는 막을 내렸다』고 주장한 바 있고 그 이후에도 자주 비슷한 논리를 펼쳤다. 새로운 문맥이 있다면 『지방선거가 여당에 시련을 주었다고 해서 지역패권주의나 3김시대의 부활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대목 정도다.
그러나 김총장이 차기 대표로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날 발언의 무게는 평소와는 다르다고 볼 수 있다. 김총장측도 『의미부여를 한다면 지방선거에서 내세운 3김시대의 종언, 세대교체를 앞으로도 계속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따라서 김총장 발언의 행간에는 적잖은 복선이 깔려있다는게 중론이다.
만약 김총장이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대표 내락의 언질을 받았다면, 두 김씨 퇴진요구는 향후 민자당의 기조를 예시하고 있는 지표로 풀이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민자당은 금년 하반기정국, 특히 내년 총선에서 두김씨 퇴진과 세대교체를 쟁점으로 부각시켜 승부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역으로 대표―총장체제의 구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김총장이 나름의 메시지를 여권핵심부에 전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즉 정치권 개조,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김대통령의 뜻을 적극적으로 이행하겠다는 의사라는 것이다. 아울러 허주(김총장의 아호)체제에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있는 민주계 일각을 포용하는 제스처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에대해 새정치국민회의 자민련의 반응은 격렬하다. 이들 야당은 김총장의 전력을 들춰가며 『무례하다』 『가소롭다』는 등의 독설을 서슴지 않았으며 『세대교체, 두김씨 문제는 지방선거에서 이미 판가름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말은 맞지만 김총장은 주장할 자격이 없다』는 이중적 잣대로 대했다.
새정치회의의 박지원 대변인은 김총장을 「3공화국 이래 권력만 추종해온 해바라기 정치인」으로, 김대중 창당준비위원장을 「일생을 민주화투쟁에 바친 사람」으로 대비시키며 반론을 폈다. 그는 이어 『대표가 되기 위해 김대통령에게 아부하는 작태』라며 『그가 과연 김위원장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김옥두 의원 설훈 부대변인은 아예 『여당 사무총장이 되풀이해서 야당 지도자를 물러나라고 말한다면 우리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련의 안성열 대변인은 김종필 총재를 면담한후 『터무니없는 주장이어서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며 독설로 일관했다. 조부영 총장은 『과거정권에 뿌리를 둔 구시대 정치인이 세대교체를 입에 담는다는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고 한영수 총무 이긍규 총재비서실장은 『TK정서 운운하며 지역감정을 부추긴 사람이 누구냐』고 반문하며 김총장을 비난했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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