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떠들썩하게 하고 있는 O J 심슨 사건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일본계 랜스 이토 판사가 15일 이 재판을 다른 판사에게 재배당해 줄 것을 요청, 예기치 못했던 혼란이 일고 있다.재판의 중요 증인인 한 경찰관의 녹음 테이프를 법정 증거로 채택하느냐는 문제가 사태의 발단이다. 살인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피묻은 장갑을 발견했다고 증언한 마크 퍼먼 형사와 한 심리작가가 나눈 대화가 기록된 이 테이프에는 퍼먼이 심슨을 「검둥이」등으로 부르는 인종차별적 표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평소 퍼먼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부각시켰던 변호인측으로서는 이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인 셈이다.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퍼먼은 이토 판사의 아내인 마가렛 요크 경위의 부하였는데 이 테이프에는 그녀를 모욕하는 내용도 들어 있었던 것이다. 때문에 이 테이프가 증거로 채택될 경우 아내의 증인 출석이 불가피할 전망이어서 이토 판사는 고심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토 판사는 이날 법원에서 퍼먼이 자신의 아내를 모욕해 상처받았다고 고백한 뒤 자신은 부인을 증인으로 세우는 문제를 결정하는데 부적합하다며 판사재배당을 요청한 것이다.<윤순환 기자>윤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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