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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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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훈 정명화 정경화 조수미 신영옥 홍혜경 김영욱 강동석 장영주 등은 세계를 빛낸 대표적인 한국음악인들이다. 이들은 일년에 한번 고국나들이 조차 힘들 정도로 항상 빡빡한 일정에 쫓긴다. 더욱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손에 손을 잡고 15일 하오 7시30분부터 2시간30분동안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친 광복 50주년 축전음악회는 감동적이었다. 6만여명의 관중은 무더운 여름밤의 열기를 잊었다.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 대가들이 이렇게 기라성같다는 것은 새삼 가슴 뿌듯한 일이었다. ◆헨델 사라사테 비발디 멘델스존의 주옥같은 음악에 취하고 베르디 오페라의 주인공이나 된양 가슴설레고 감동에 젖기도 했다. 그동안 해외무대에서 문화민족의 저력을 알려온 이들은 우리에게 클래식음악으로도 이만한 음악회를 열 수 있다는 자부심까지 갖게 해주었다. ◆이날 밤의 향연은 현장의 관중 뿐 아니라 수많은 TV시청자들을 음악속에서 하나가 되게했다. 우리나라가 세계 정상의 반열에 당당히 내놓을 수 있는 것은 이 음악 연주가들 정도다. 이번에 그것을 과시했다. 이들의 성장은 광복50년의 큰 성과의 하나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잔치인데 우리나라 작품이 너무도 없었다는 점이다. 특히 2부는 베르디잔치였다. 아무리 베르디음악이 장엄하고 민족성이 강하다고 해도 마지막 「한국환상곡」외에 나머지를 전부 그의 작품으로 한 것은 심했다. 우리의 정서가 살아 움직이는 우리가곡이나 광복50년을 기념하는 창작음악이 끼었더라면 하는 서운함이 길게 꼬리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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