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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관리 허술 빼돌리기 쉬워/관급공사 건설비리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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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관리 허술 빼돌리기 쉬워/관급공사 건설비리 실태

입력
1995.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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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공무원에 묵인대가 상납은 정례화/헐값 하도급 중소업체 부실시공 “불보듯”검찰이 적발한 관급공사자재 부정유출등은 최근 부실공사로 인한 대형참사가 잇따르는 와중에서도 건설업계의 구조적 비리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특히 이번에 드러난 ▲관급공사의 시멘트 대량유출 ▲감독 공무원의 수뢰및 비리 묵인등은 곧바로 부실시공으로 연결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있다.

◇관급 공사자재 유출

관급공사의 경우 조달청은 설계도면에 따라 시멘트등 건설자재를 생산업자에서 구입, 통상 통운회사 창고에 보관한 뒤 공사현장 감독 공무원에게 관리를 맡긴다. 그러나 검찰은 『실제로는 현장에서 시공사 직원이 관리를 맡고 감독공무원은 형식적인 보고를 받는 선에 그치고 있다』며 『마음먹기에 따라 시멘트외에 어떤 자재도 유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번에 적발된 사례는 현장건설직원이 공사에 배정된 시멘트 4만9천포(시가 1억5천만원)를 빼돌려 통운회사 직원과 7:3의 비율로 나누어 가진 것.

검찰은 그러나 「자재빼돌리기」가 말단직원들에 국한된 현장비리가 아니라 공기절감과 인건비등 공사비 절감을 위해 회사차원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큰것으로 보고 수사했으나 회사측에서 이를 완강히 부인, 혐의사실을 입증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감독공무원 수뢰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직원들은 방화동 아파트공사를 맡은 건설회사의 현장소장등으로부터 매월 50만∼1백만원씩 월정급 형태로 정기상납을 받았고 설계변경, 준공검사때는 매번 1백∼8백만원씩의 뇌물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또 서울지하철 7―24공구 현장감독공무원들도 시공업체로부터 비슷한 액수의 월정금을 받아온 사실이 적발됐다.

◇하도급 비리

현행 공사계약 일반예규에 의하면 관급공사의 경우 부실공사 방지를 위해 원수급가(낙찰가)의 88%이상 금액으로 하도급을 주고 발주관청에 심사를 받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서울시 지하철 5―1공구와 대구지하철 1―15공구공사를 수주받은 원청업자는 원수급금액의 60―68%(공사예정가의 52―57%)에 불과한 헐값에 하도급을 주었고 공사액을 높게 작성한 허위계약서를 지하철건설본부에 제출해 규제를 피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재 국내에는 2만2천여개의 중소전문건설업체가 난립해있으나 이들은 대형건설사가 제시하는 무리한 하도급조건에 따를 수 밖에 없고 결국 도산을 피하려면 부실공사를 할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는 것이다.<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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