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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마 일본총리/종전 50돌 담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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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야마 일본총리/종전 50돌 담화 의미

입력
1995.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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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역대발언중 가장 솔직한 사죄/강도높은 반성… 「국책의 잘못」 원인 첫인정/“과거사매듭” 불구 우익반발·정부보상 과제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 일본총리가 종전 50주년을 맞아 15일 발표한 담화는 2차대전과 식민지지배에 관한 역대 일본정치지도자의 발언중 가장 솔직하고도 명확한 사죄의 표현을 담고있다.

무라야마총리는 『우리나라는 과거의 한 시기에 국책을 그르쳐 전쟁의 길을 걸었으며… 식민지지배와 침략에 의해 아시아국가의 많은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면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이같은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시하며 진심으로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이 과거에 저지른 만행을 인정한후 『우리나라는 깊은 반성에 입각하여 독선적인 내셔널리즘을 배척하고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국제협력을 촉진해야 한다』고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담화의 포인트는 ▲2차대전은 「국책의 잘못」에 의한 전쟁이었고 ▲그 전쟁은 「식민지지배와 침략」이었으며 ▲아시아 여러나라의 국민에게 고통과 슬픔을 준데 대해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한다는등 3가지로 요약된다.

역대 일본총리중 과거사문제에 대해 평가할만한 발언을 한 사람은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전총리로 그는 93년 8월 총리취임후 첫 기자회견에서 『2차대전은 침략전쟁으로서 잘못된 전쟁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후 중의원에서 행한 소신표명연설에서도 침략행위와 식민지지배에 대해 「깊은 반성과 사죄」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러나 무라야마총리의 담화는 반성과 사죄를 호소카와 전총리보다 강도높게 나타냈을 뿐만 아니라 「국책의 잘못」이라고 인정함으로써 일본의 총리나 국왕이 외국방문하거나 피해국가의 귀빈을 접대할 때 수없이 되풀이 해온 「속죄심정」의 표현을 집대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정부가 지금까지 국책의 잘못을 인정치 않았던 배경에는 잘못된 전쟁으로 인정할 경우 형식적으로 일본의 통수권을 쥐고있는 국왕에게 책임이 돌아갈 가능성이 있는 데다 전쟁에서 희생된 많은 사람들이 개죽음을 당했다는 인식을 줄 우려가 있어 이를 기피해온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우려가 불식된 것은 아니지만 난징(남경)대학살이나 「731부대의 인체실험」등 과거 일본군에 의한 잔인했던 침략행위가 아직도 국제사회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있기 때문에 국내의 비판보다는 국제관계를 보다 중시하고 있는 무라야마 총리가 전후 50년이라는 타이밍에 맞춰 과거사를 깨끗이 청산하겠다는 각오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총리담화의 초안이 일부 매스컴에 사전보도되면서 우익단체와 일부 보수세력의 정치집단으로부터 불만의 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무라야마총리는 대국적인 견지에서 자신의 고집을 굽히지 않고 과거의 잘못에 대한 매듭을 짓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제 종군위안부를 비롯한 침략전쟁의 피해자들에게 일본정부가 어느정도 성의를 갖고 보상에 임하느냐 하는 것이 남은 과제가 될 것 같다.<도쿄=이재무 특파원> ◎일 총리 사죄 담화문 요지

패전후 일본은 폐허에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날의 평화와 번영을 구축했다. 평화롭고 풍부한 일본이 된 지금 우리는 자칫 평화의 존엄성과 어려움을 잊기 쉽지만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두번 다시 반복하지 않도록 전쟁의 비참함을 젊은 세대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근린제국과 손을 잡고 아시아·태평양지역 나아가서는 세계의 평화를 확립키 위해선 이들 나라들과 깊은 이해와 신뢰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현대에 있어서 일본과 아시아제국의 관계에 관한 역사연구를 지원하고 각국과의 교류를 비약적으로 확대키위해 평화우호사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전후처리문제에 관해서도 이들 국가들과의 신뢰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나는 계속 성실하게 대응할 각오다.

우리나라는 멀지않은 과거의 한 시기, 국책을 그르쳐 전쟁의 길을 걸음으로써 국민을 존망의 위기에 빠뜨리고 식민지지배와 침략에 의해 많은 국가들, 특히 아시아제국의 사람들에게 다대한 손해와 고통을 주었다. 나는 의심할 여지없는 이같은 역사의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 새삼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시하고 마음으로부터의 사죄의 마음을 표명한다. 또한 이 역사가 초래한 내외 모두의 희생자들에게 깊은 애도의 염을 바친다.

패전의 날부터 50주년을 맞는 오늘, 깊은 반성에 입각하여 독선적인 내셔널리즘을 배척하고 책임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국제협력을 촉진하고, 그것을 통해 평화의 이념과 민주주의를 확산시켜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나라가 유일의 피폭국으로서의 체험을 토대로 핵무기의 근절과 핵확산금지체제의 강화등 국제적인 군축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긴요하다. 이것이야말로 과거에 대한 속죄이며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하는 길이라고 나는 믿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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