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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삼익악기」(중국속의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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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삼익악기」(중국속의 한국기업)

입력
1995.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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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품평회 대성황… 「내수승산」 확신/중국인 경영참여·이윤 환원 등 현지화 적중/내년부터 연 3만대 생산 「종합악기단지」로올초 하얼빈(합이빈) 현지 피아노공장에서 가졌던 「삼익아르떼 피아노 신제품 품평회」는 중국 내수시장진출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타진해오던 삼익악기에 확실한 청신호가 됐다. 신제품인 아르떼 피아노 6개 시리즈 20개 모델과 그랜드피아노등 20여가지 악기를 전시한 이 품평회에는 현지 악기상은 물론 음악교사와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3백여명의 관람객이 몰려 뜻밖의 성황을 이뤘다.

『사실 조마조마했었습니다. 막상 품평회를 시작하고 피아노에 쏠리는 중국인의 높은 관심을 보고나서 저도 놀랐습니다. 품평회가 끝나고 며칠 지나지 않아 컨테이너 2대 분량의 피아노주문이 모두 끝날 정도였습니다』 이 품평회를 통해 중국 내수시장진출에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 하얼빈 삼익악기 유한공사의 현지책임자인 장영기(42)부총경리의 설명이다.

「급격한 생활수준향상에 그만큼 강해지는 소비욕, 거기에 높은 교육열」 삼익악기가 중국내수시장 본격 진출을 결정하면서 내린 시장여건에 대한 판단이다. 무한한 성장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결론이다.

삼익악기는 하얼빈 현지공장을 전초기지로 해서 중국 내수시장 본격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장부총경리는 현재의 부품공장 외에 건평 8천평규모의 공장을 추가로 증설하면 96년부터 연간 3만대의 피아노완제품을 생산, 내수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타와 전자악기등 기타완제품 6만대의 생산설비도 갖춰 종합악기생산단지로 키울 계획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연내 하얼빈 시내에 대형전시장을 마련하는 한편 베이징(북경) 상하이(상해)등에 대리점을 설치할 계획도 덧붙였다.

삼익악기의 하얼빈공장이 들어선 것은 지난 92년. 50%이상 손이 가야 하는 전형적인 노동집약형 산업인 피아노산업이 급격한 국내 인건비상승으로 생산기지의 해외이전을 서두르던 때였다. 삼익악기는 생산코스트 절감을 위해 하얼빈 외곽에 있는 후란(호란)기술개발구내에 대지 2만평규모의 피아노제재공장을 설립했다. 후란기술개발구측이 15%를 투자하고 삼익악기가 자본금의 85%를 출자하는 합작형태다.

『낮은 임금과 이곳의 무궁무진한 원목생산량이 계기가 됐지만 하얼빈을 선택한데는 창업주인 이효익 회장(작고)과 하얼빈과의 인연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장부총경리는 하얼빈은 이회장이 일제의 총칼을 피해 중국으로 피난했을 당시 이곳의 제일백화점에서 점원생활을 하면서 객고의 한을 달래던 곳이어서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삼익악기 하얼빈공장은 올초 제2공장을 준공했다. 제2공장은 피아노건반 15만대분 기타부품 20만대분의 악기용 목재부품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공장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한국으로 전량 수출되고 있다. 올해 3백만달러의 수출목표를 잡아놓고 있다.

종업원은 현재 2백여명. 하지만 피아노완제품을 생산하게 되는 96년에는 1천명정도가 필요하다. 장부총경리는 인력은 풍부하지만 막상 기술인력은 굉장히 부족한 상태라고 말했다. 지난 91년부터 본사에 파견, 기술을 습득하고 돌아가게 하는 기술연수를 실시해오는등 기술인력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기업의 현지화자세입니다. 현지에서 이익만 챙겨가겠다는 생각으로 달려들 것이 아니라 현지 사회에 기여하고 현지기업으로 인정을 받겠다는 적극적인 자세 없이는 해외진출은 성공을 거두기 힘듭니다』

장부총경리는 ▲현지인에 의한 경영 ▲이익금의 현지 환원 ▲현지 실정에 맞는 제품개발등 삼익악기의 중국 현지화전략을 소개했다.<하얼빈=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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