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김영삼 대통령이 30대그룹총수들과 오찬모임을 가진데 대해 중소기업인들은 크게 흡족해했다. 경기가 호황국면인데도 부도에 속수무책인 중소기업에 대해 김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나섰기때문이다.그러나 김대통령과 재벌총수들의 오찬이 끝난뒤 특별법제정 마련에 착수한 과천 경제부처에서는 해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대통령이 밝힌 지원대상 중소기업에는 이발소와 노래방 식당등 자영업자들이 포함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김대통령의 지원의지가 다가올 총선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까지 덧붙여졌다. 즉 6·27 4대지자제선거의 패배는 중산층의 이반때문이어서 다가올 총선에서 집권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다수 중산층인 이들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집권여당 입장에서 돌아선 민심을 다잡기 위한 대책을 다각도로 마련하는 것은 당연하다. 택시나 이발소가 일반 서민들의 여론교환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고 여관이나 당구장이 잘되는 것 또한 중요하다. 그러나 중소기업특별지원이란 이름으로 이들 자영업자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발상은 하나를 얻으려다 여럿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노래방주인이나 여관업자까지 특별지원한다면 농민은 무엇이고 샐러리맨들은 무엇이냐는 것이다. 온갖 어려움속에서도 기업을 살리겠다고 뛰고 있는 중소제조업자들까지 손쉬운 소비향락산업으로 내몰지 않겠느냐는 점도 지적됐다. 이발소 노래방 여관주인들에게 잔뜩 기대만 부풀려놓고 정작 실효가 없을 때 풍선바람빠지듯 이들이 오히려 더 실망하지 않겠느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지원대상 중소기업을 엄선하지 않을때 경제계마저 혼돈에 빠진다. 풍부하지도 않은 자금으로 잘게 쪼개 지원하다간 좋은 소리도 못듣고 자칫 생산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인들의 자부심에 상처를 주지 않을까 걱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