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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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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08.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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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있는 사람에겐 상을 주고 덕이 있는 이에겐 벼슬을 주라」― 서경에 나오는 말이다. 오늘로 광복50년을 맞이하며 새삼 독립운동가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까지 훈장과 포장 또는 표창을 받은 분들은 7천9백21명이고, 연금을 받는 후손은 4천명에 이른다. 얼마전 상해임정의 국무총리와 주석을 지낸 이동녕 선생도 이 반열에 올랐음은 뜻깊은 일이다. ◆해방 직후 우리 사회는 독립과 애국의 열기로 가득 찼다. 안중근 의사와 유관순 열사의 이야기가 감격과 감동을 자아내고 영화로도 만들어져 눈물과 비분을 불러 일으켰다. 독립과 애국에 관한한 그 시대만큼 순수하고 열정적이었던 적이 아마 없었을 것 같다. 독립운동가는 모두 존경과 숭배의 대상이었다. ◆차츰 세월이 흐르면서 역사가 왜곡되기 시작했다. 오히려 「친일」이 득세하고 그 후손들이 교육을 받고 부를 누렸다. 반면에 독립유공자들의 후손은 교육을 못받고 가난에 허덕인 것은 반역사적 현상이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친일계가 득세한 핑계는 미군정때부터 전문인 특히 전문관료의 부족 현상때문이라는 억지 같은 해석이 따른다. ◆그렇지만 독립유공자의 발굴에 게으르고 인색했음은 우리의 과실임이 분명하다. 그 원인중엔 분단과 이념대립으로 인한 편가르기 같은 편협성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특히 구소련과 중국에서 활약한 유명·무명의 유공자를 등한시한 것은 크게 후회할 만하다. ◆광복50년을 보내면서 역사의 정기를 바로 잡는 일에 소홀함이 없어야 겠다. 광복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해외에서 사라져 간 독립운동의 별들을 하나 하나 찾아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분들의 후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사업이 꾸준히 진행되어야 마땅할 줄 안다. 이것이 보은을 아는 겨레의 바른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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