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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화합으로 국정 새출발 의지/8·15 대사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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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화합으로 국정 새출발 의지/8·15 대사면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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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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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여권 인사들·장기수까지 포함/과거갈등·반목해소 대승적 조치11일 단행된 대사면은 문민정부 출범후 진행된 사정수사로 된서리를 맞았던 정계·재계·군·관계인사를 망라함으로써 내용적 측면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성을 띠고 있다.

당초 개혁의 후퇴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 ▲슬롯머신 사건 ▲율곡사업비리사건 ▲동화은행 비자금사건 ▲군인사비리 ▲포철비리사건등 새정부 출범이후 터진 비리사건 관련자들은 사면·복권의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었다.

그러나 슬롯머신 사건의 박철언 의원을 복권, 당장 96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정치적 자유를 허용하는등 현정부와 껄끄러운 관계를 유지해 온 구여권인사들을 대사면 대상에 포함시켜 집권후반기의 출발기조를 화합으로 삼고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히 포철비리 사건으로 기소된 박태준 전 민자당최고위원의 경우 검찰에 공소자체를 취소하도록 해 이번 사면의 파격중 파격으로 기록되고 있다.

또 전경련 등 재계의 의견을 대폭 수용, 문민정부 출범후 사정한파때 뇌물공여 또는 개인비리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던 재벌회장들을 대거 포함시킴으로써 정부의 대재계정책 변화를 엿볼 수 있다.

92년대선때 대통령선거법위반등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 상고한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과 원전설비수주관련 뇌물제공 혐의로 기소된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경우 청와대측과 물밑접촉을 통해 사면발표 직전 소송을 취하함으로써 사면복권된 것으로 알려져 정·경간의 화해분위기를 반증하고 있다.

상무대이전사업과 관련해 정치자금제공 의혹을 받았던 조기현 청우건설대표가 경제인들의 틈에 끼어 잔형면제사면된 것도 주목할 만하다.

42년간 복역, 세계인권단체의 주목을 받았던 남파간첩 김선명(70)씨등 미전향장기수 3명과 최해보(67)씨등 재일동포 간첩단사건 관련자들을 형집행정지 또는 가석방으로 석방하는 것도 인도적 측면에서 화합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노동관련사건으로 재판진행중인 이부영 민주당 부총재의 경우 김영삼대통령이 직접 사면복권을 지시했으나 벌률상 서울고법에 계류중인 사건을 취하해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에 제외됐다는 후문이다.

이밖에 국가보안법위반사건의 김근태씨, 중부지역당 사건의 장기표 김부겸씨등도 특별복권으로 공민권을 회복해 본격적으로 정치할동을 할 수 있게 됐다.

김영삼 정부가 스스로 배척했던 구여권 인사를 다시 화합의 무대로 끌어 올렸다는 데서 이번 대사면의 가장 큰 특징을 찾을 수 있지만 동시에 과거 비리 사건관련자들에게 면죄부를 줌으로써 개혁의 원칙에 회의를 가져오는 측면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번 대사면을 6·27선거 패배에 대한 정치적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한 고육치책으로 바라보는 시각에는 비리관련자들에 대한 관용폭의 확대가 앞으로의 개혁을 움츠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다.<김승일 기자>

◎대사면 정치권 영향·향후 전망/“사정정국 궤도수정” 관측/예상깨고 대형비리사건 연루자도 풀어줘/장세동씨 제외… “5공 신당설 관련” 분석

11일 발표된 8·15 특별사면이 현정부출범이후 발이 묶였던 정치인과 고위공직자가 대부분 포함되는 「대사면」으로 드러나자, 김영삼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이 바뀌는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당초 예상을 깨고 박태준 전 포철회장 박철언 전의원 정주영 현대그룹명예회장등 김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반대의 입장에 섰던 사람들까지 모두 풀어줌에 따라 김대통령의 국정운영이 이제 「사정국면」에서 「화합국면」으로 변화하는 것이라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6·27지방선거가 끝난뒤 민자당쪽에서 대화합조치가 필요하다는 건의를 청와대에 했지만 김대통령의 답변은 『변화와 개혁을 계속하겠다』는 것이었다. 또 청와대 관계자들도 『문민정부에서는 정치범은 없고 비리사건 연루자들만이 있는데 이들을 풀어줄 경우 자칫 개혁후퇴로 비쳐질 수 있기 때문에 사면은 곤란하다』고 말해왔다. 이에따라 청와대 주변에서도 이날 발표가 있기전까지만 해도 시국및 공안사범과 경제계인사들만이 포함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예상이었다.

물론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의 사면이 김대통령의 궤도수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사정당국의 한 관계자는 『광복 5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날을 맞아 국민대화합 차원에서 김대통령이 결단을 내린 것』이라며 『부정부패 척결에 대한 김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번 사면조치로 과거의 비리를 불문에 부치겠다는 뜻으로 생각하면 잘못』이라며 『앞으로도 비리사건이 있을 경우 과거와 마찬가지로 엄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민정부출범후 사정한파로 구속됐던 인사들이 대부분 사면·복권됐음에도 장세동 전 안기부장이 제외된 것은 정치적 의미가 깔려있는 듯하다. 사정관계자들은 그가 「용팔이사건」이라는 정치공작의 핵심인물이었기 때문에 복권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나 5공신당 움직임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견해도 없지않다.

정치권에는 이번 사면을 계기로 김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이 보다 화합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사면에 동화은행사건, 슬롯머신사건, 한전뇌물수수사건, 율곡비리및 군인사비리사건등 사정정국때 있었던 대형비리사건 관련자들이 모두 포함된 것이 바로 그같은 변화를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지방선거이후 김대통령이 각계로부터 정권출범초기의 사정정국으로 사법조치를 받았던 사람들을 풀어줄 필요가 있다는 건의를 받았다』며 『집권후반기를 맞아 이제 김대통령이 모든 세력을 끌어안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이같은 기류를 뒷받침했다.

김대통령도 금주초 「청남대 구상」을 마치고 돌아와 대폭적인 사면조치를 지시했고 관계부처도 국면전환의 극적효과를 위해 그동안 극도의 보안속에 작업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면조치가 지방선거에서의 여권패배를 극복하고 집권후반기의 국정운영을 차질없이 이끌어가겠다는 「8월 정국구상 프로그램」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기후반기를 맞는 오는 25일까지 김대통령이 풀어나갈 정국구상의 후속조치도 관심을 끌고있다.<신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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