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 환경파괴 멸망 초래” 메시지/인류 미래 비전·정신세계 깊게 다뤄이 땅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제대로 된 인문과학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 기껏해야 대학 초년에 받는 교양교육이 거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경향은 쉽게 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학문들이 지나치게 세분화해 있고, 지식인들조차 인문과학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살이가 햇수를 더해가면 갈수록 인문과학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인문과학은 건전한 사고와 판단으로 무장된 시민을 양성해 내는데 거의 필수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한 사회의 뿌리는 인문과학의 발달과 그 대중성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특히 여러 인문과학 분야 가운데서도 인간의 뿌리를 찾고,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 보게 하는 인류학은 참으로 중요한 분야이다.
그러나 분주한 현대생활에서 자신의 삶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지 않는 분야의 외국서적을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요사이 저명한 인류학자들의 대표적인 저술들이 국내에 활발하게 소개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소개된 리처드 리키와 로저 르윈의 저서 「속 오리진」(세종서적간)은 인류학을 대중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책이다.
「기원」이라는 원제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인류는 어떻게 진화해 왔는가, 그리고 인류를 진정으로 「인간답게」 하는 요소 즉, 자각 인지 의식 언어 그리고 창조성의 기원을 조망한 책이다. 이 책은 이미 15년전에 출간되어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바가 있다.
이번의 개정판은 15년동안 이루어진 저자들의 변화를 담고 있는데, 원저가 인류학의 개관을 소개하는 개설서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데 반하여 개정판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비전과 정신세계를 한층 깊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인간이라는 종은 지구상에 명멸해 왔던 수많은 종족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때문에 현재처럼 인간이 대자연의 일부라는 사실을 각성하지 못한채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를 계속해 간다면 인류는 필연적으로 멸망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를 지구상에 있었던 다섯번의 생물학적 멸종에 이은 여섯번째의 절멸이라 부르고 있다.
인간 중심의 사고에 깊게 사로잡힌 오늘의 현대인들은 저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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