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행 정당화 우익주장 거세져 우려고조일본정부는 오는 15일 2차대전 종전 50주년을 맞아 무라야마 도미이치(촌산부시)총리가 전쟁행위를 공식사과하려던 차에 튀어 나온 일본 전·현직 각료들의 잇단 망언 파문을 조기 진화하려 애쓰고 있다.
그러나 한국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국들은 일본의 내각개편이 있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신임각료중 한 사람이 과거의 침략행위를 부인하는 망언을 늘어 놓는데 대해 우려를 넘어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망언을 한 뒤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빠져 나가지만 본심은 그게 아니며 망언의 뿌리가 깊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무라야마총리가 개각직후 신임각료들에게 『일본의 과거 전쟁책임과 관련, 주변국가들을 자극하는 발언은 삼가 달라』고 당부했는데도 시마무라 요시노부(도촌의신) 문부성장관이 9일 새벽 기자회견에서 취임일성으로 일본의 침략을 호도하는 강변을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오쿠노 세이스케(오야성량) 전법무성 장관의 망언은 그가 과거에도 두차례나 같은 망언을 한 대표적 우익 보수인사라는 점에서 오히려 충격이 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시마무라장관은 일본의 앞날을 짊어진 젊은 세대의 교육을 책임진 각료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
일본정부는 10일 망언파문 진화작업에 나섰다. 무라야마총리는 자신이 소신표명연설등을 통해 『침략행위가 있었다』고 밝힌 일본정부의 역사인식을 견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망언의 장본인인 시마무라장관도 기자회견을 갖고 『일일이 사죄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말한 것은 역대총리가 사죄하고 유감의 뜻을 반복한 만큼 그러한 반성에 입각해 행동으로 보상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며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시마무라는 또 무라야마총리와 노사카 고켄(야판호현)관방성 장관을 찾아가 사과했다. 그러나 망언에 이은 해명은 전례로 보아 일과성일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일본에선 과거 아시아국가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정당화하려는 우익집단의 주장이 더욱 거세지고 있고 자민당내에서도 야당인 신진당의 보수세력과 손을 잡는 보보연합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또한 9월 하순의 자민당총재선거에서 일본 유족회 회장인 하시모토 류타로(교본룡태랑)통산성장관이 총재로 선출될 경우 일본정치가 극우세력의 지배하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 전현직각료들의 잇단 망언은 일본 정계의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은 것이어서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도쿄=이재무 특파원>도쿄=이재무>
▷시마무라 망언 요지◁
침략전쟁이라는 표현과 관련, 과거에 상대방에 괴로움을 끼쳤느냐의 여부로 논란을 한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세계에는 수천년의 역사가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 거슬러 올라가느냐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전후에 태어난 사람이 3분의 2다. 전쟁을 전혀 모르는 시대가 됐는데 여전히 옛일을 문제삼아 일일이 사죄하는 태도는 도대체 어찌된 일일까 하는 생각이다.
전쟁을 한 상대국에 쳐들어갔다고 해서 침략이라고 말하는 것은 사고방식의 차이다. 서로 침략이라고 언쟁을 벌이는 것이 전쟁 아니냐. 일방적으로 일본만 그런 짓을 했다면 이문제는 끝까지 추궁할 필요가 있지만 세계에는 여러 사례가 있는데 이것을 언제까지 들쑤시고 있는 것이 과연 현명한 태도냐.
▷오쿠노 망언 요지◁
대동아 전쟁은 미국과 영국에 막다른 곳까지 쫓겨 미·영에 선전포고를 하고 싸운 자위의 전쟁이다. 또 대동아가 백인의 식민지로부터 해방돼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아시아가 전장이 됐지만 일본은 아시아와 싸운 것이 아니다. 미국의 세뇌로 대단한 오해를 하고 있을 뿐이다.
사물은 빨갛게 보려면 빨갛게 보이고 검게 보려고 하면 검게 보인다. 일부 일본인들이 중국이나 한국이 말하는 대로 동조하는 것은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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