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창씨 아느냐”엔 침묵일관/검찰 “말 근거 점점 희박해진다”/“문제의 가·차명계좌 확인중” 다소 여운도○…서석재 전장관은 9일 8시간여동안 검찰조사를 받은후 하오 6시40분께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서초동 대검 청사를 떠났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비서진 7명이 보도진의 접근을 철통같이 방어, 순식간에 검은색 그랜저 승용차 앞에 도착한 서전장관은 떠나기에 앞서 함박 웃음을 지으며 『여러분들 수고 많았습니다』라고 인사말을 2번이나 건네 묘한 여운을 남겼다.
○…서전장관이 떠난 직후인 하오 7시께 이원성 대검중수부장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서전장관의 검찰 진술요지등 전직대통령 4천억원 비자금설이 파문을 일으키게 된 경위를 발표했다.
이중수부장이 발표한 요지는 『서전장관이 지인인 김일창씨의 말을 믿고 한이헌 경제수석에게 가벼운 기분으로 문의했으며 전직대통령 비자금부분은 김씨가 각색한 것일 뿐 전직 대통령과는 관계없다』는 것. 또 『실명화타진의 진원지를 알아 보고 있으나 전언자들의 면면을 살펴 볼 때 실제로 카지노자금일 가능성도 없어 보인다』는 식으로 발언파문의 진위여부를 가름할 수 있는 핵심부분을 희석시켰다.
○…이중수부장은 『9명까지 확인된 전언자가 얼마나 더 나올지 미지수일 정도로 말의 근거가 점점 희박해지고 있다』고 말해 검찰조사가 해프닝으로 결론지어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그는 『문제의 1천억원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확인될 경우 계좌추적등을 통해 전주등을 찾아 낼 것』이라고 수사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전언자들이 문제의 가·차명계좌가 어느 은행에 묻혀 있다고 들었는지는 확인중이라 아직 밝힐 수 없으며 카지노수사와 비자금CD수사등을 했던 검사와 자료가 확보돼 있다』고 말해 검찰나름대로 서전장관 발언진위와는 별도로 사실확인작업을 하고 있다는 식의 발언도 해 다소 여운을 남겼다.
○…이에앞서 서석재 전총무처장관은 출두 예정시간보다 25분 늦은 9일 상오 9시55분께 검정색 그랜저승용차를 타고 수행비서 한명과 함께 서울 서초동 대검청사에 도착, 곧바로 10층 대검중수부 2과장 김성호 검사실로 향했다.
서전장관은 시종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으나 『전직대통령의 비자금이 맞느냐』『김일창씨를 잘 아느냐』는 취재기자들의 질문에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침묵으로 일관. 서전장관은 8일 밤늦게까지 서울 광화문의 모호텔에서 비서진들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는등 검찰출두에 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전장관측은 8일밤 늦게 『경위서로 출두를 대신할 수는 없느냐』고 물은 뒤 검찰의 입장이 강경하자 『9일 상오 9시께 출두하겠다』고 최종통보했다.<박정철 기자>박정철>
◎이원성 중수부장 일문일답/“가·차명 끝까지 추적 전주 밝힐터”/비자금 실재 확인안돼… 서씨 재소환 없을것
이원성 대검중수부장은 9일 하오 「전직대통령 4천억원대 가·차명계좌 보유발언」과 관련, 서석재 전장관과 관련자들을 조사한 후 『이번 사건에서 비자금의 실재여부가 드러나는 대로 가·차명계좌를 끝까지 추적, 소유주와 자금조성경위등을 밝혀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중수부장과의 일문일답.
―서 전장관이 밝힌 문제의 비자금은 과연 누구의 것인가.
『누구 소유인지, 실제로 존재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소환된 9명중 일부가 카지노자금이거나 슬롯머신자금이라고 진술했는데 비자금설의 진원지가 어디인지 찾고 있는 중이다』
―서 전장관이 경위서에 「5공 실력자」의 돈이라고 밝힌 것은 무엇 때문인가.
『서전장관은 지난 7월초 장관실을 찾아온 음식점 주인 김일창씨로부터 전경환씨 측근의 검은돈을 실명전환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근거로 전주를 그렇게 판단한 것 같다』
―김씨가 서전장관에게 실명전환을 부탁한 돈의 액수는 과연 얼마인가.
『조사중이다. 김씨가 서전장관에게 부탁한 금액은 4천억원이나, 송씨는 김씨에게 카지노자금 1천억원을 실명전환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해 서로 진술이 엇갈리는 상태다. 그러나 김씨가 송씨와 전경환씨가 막역한 사이인 점에 착안, 카지노자금을 전씨 측근의 돈으로 각색한 것으로 보아 김씨가 금액 역시 4천억원으로 변질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 드러난 가·차명 예금계좌가 있는가.
『없다. 그러나 수사과정에서 가·차명계좌가 발견되면 국민경제에 큰 혼란을 주지않는 범위내에서 추적, 소유주와 자금조성경위등을 밝혀낼 방침이다』
―서 전장관을 다시 소환할 계획은.
『서전장관에 대한 조사는 거의 완벽히 마쳤다. 다시 소환할 일은 없을 것이다』
―서 전장관측으로부터 언제 경위서를 제출받았나.
『8일 저녁 7시 넘어 받았는데 표지를 포함, A4용지 4장 분량이었다. 그러나 내용이 너무 부실한데다 서 전장관측이 경위서 제출을 이유로 검찰에 출두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경위서를 제출받지 않은 것으로 하기로 서전장관측에 의견을 전달했다』<정리=이태희 기자>정리=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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